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임명과 동시에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졌다. 이뿐만 아니라 김 관장 취임 직후 1987년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최초로 광복절 기념식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 관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주최한 광복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독립기념관 경축식은 충남 천안시(시장 박상돈)가 주최자로 나서면서 그 명맥을 가까스로 유지했다. 지난 15일 박상돈(국민의힘) 시장이 천안시 단독 개최를 통해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경축 행사를 치른 것.
광복절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선 영역이다. 실제로 독립기념관 경축식을 결정한 박상돈 천안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오마이뉴스>는 19일 박 시장과 전화로 연결해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 행사, 천안시 단독 개최' 후일담을 들어봤다.
박 시장은 통화에서 "천안은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불세출의 독립운동가들을 다수 배출한 지역"이라며 "천안시장으로서 독립기념관 경축 행사에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박 시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일제강점기 통치가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줬다는 뉴라이트, 헛소리"
- 지난 15일 독립기념관 자체행사가 취소됐다. 천안시에서 이를 대신해 8.15 광복절 행사를 치렀는데, 직접 결정한 것인가.
"그렇다. 내가 (추진)했다. 독립기념관장이 중앙 행사에 참석한다고 해서 내가 결단을 내렸다."
- 결단의 이유는?
"그동안에는 정부나 도 행사로, 충남도와 독립기념관은 지난 37년동안 경축행사를 해왔다. 사정이 어떻든 간에 (독립기념관 경축식이) 단절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15일 광복절 행사 이틀 전에 (천안시 단독으라도) 경축식을 진행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천안은 광복절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3.1만세 운동과 관련해서 유관순 열사의 고장이다. 병천 아우내, 입장, 목천, 성환 만세운동. 또 예전 천안 읍내 만세운동 등 수많은 만세운동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광복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이다. 천안시민들의 정서를 생각할 때 (경축식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기념관이 위치한 천안에서 광복절 기념식을 건너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천안시가 주도해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개최한 이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물론 반응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 맘카페와 언론 등에서 격려가 있었다. 천안시가 광복절 행사를 이어가서 '다행이다' '잘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 김형석 관장이 뉴라이트 성향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뉴라이트로 규정하는 것을)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안다. 뉴라이트는 일제 강압기의 통치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식으로 '헛소리'를 늘어놓는 이들이다. 그것과는 관계가 없는 분으로 안다."
"헌법 1919년 임시정부 계승 명시, 1948년 건국절 반대"
- 1948년 8월 15일, 이른바 '건국절' 논란·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취임식을 한 날도 광복절 경축식과 겹친다. 그 의미는 광복절(1945년 8월 15일)을 경축하는 의미도 포함된다고 본다. 대한민국 헌법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이어 간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건국절이라는 말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사실 나도 반대다."
- 혹시 김형석 관장과는 연락 혹은 소통을 해 보았나.
"아직 전화를 하거나 만나본 적은 없다."
- 김형석 관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혹시 있나.
"기회가 되면 만나 볼 것이다. 인사(독립기념관장 임명)가 취소되지 않는 한 협조를 해야 할 대상이다. 자꾸 싸움을 붙이지 말길 바란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