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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 윤성효

"원폭피해자 후손을 피해자 범주에 포함하는 특별법 개정하라. 한반도에 핵전쟁훈련을 기획하는 미국과 일본을 규탄한다. 국민을 볼모로 한 핵전쟁 훈련의 즉각 중단하라."

한미연합군사연습 '을지프리덤실드(UFS)'가 19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사)경남겨레하나는 2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원폭 피해 2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외쳤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에 투하했던 원자폭탄으로 평생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인 피해자의 후손들이 일본은 물론 미국의 사과와 함께 '핵무기 절대 반대'를 강조한 것이다.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은 "저는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위암 수술을 받고 어깨와 무릎 관절 통증 속에 살고 있다"라며 "강제징용자였던 아버지는 나가사키 미쯔비시 공장에 일하다 전날 야간근무를 하고 교대해서 숙소에서 자다 원폭투하 때 화를 입지는 않았지만, 이후 파괴된 시내와 공장 정리 작업에 동원이 되어 피폭이 되어 천식과 피부질환 등으로 고통을 받다가 2006년에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일본 법원에 미쯔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고 한 아버지를 소개한 이 회장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특별한 수혜는 없었지만, 큰 역할을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원폭2세환우 관련한 국제 활동을 소개한 그는 "원폭투하 피해자가 74만여 명으로 추산되고, 그 중에 10만 명 정도가 한국인이었으며, 그 중 4만 3000명 정도가 살아서 귀국했다"라며 "그분들은 온갖 고통 속에 살다 돌아가시기도 했는데, 2023년 말 기준으로 1700여 명이 생존해 계신다"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방미 증언단'을 꾸려 미국 5개 도시를 돌며 교민과 정치인들을 만났다. 다들 '한국에 원폭 피해자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라고 했다"라며 "원폭 피해는 일본만 있다고 부각이 되어 왔다. 한국 피해자는 가려져 있었다. 앞으로도 세계 곳곳을 다니며 한국 원폭 피해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현 정부는 일본과 관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 어떤 분은 윤(석열)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공원 위령비 참배한 걸 대단하다고 하는데, 거기 가기 전에 원폭 피해자들을 먼저 만났어야 했던 것 아니냐"라며 "한국 원폭 피해자들이 가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관에 지금은 70여 명이 생활하고 계신다. 그런데 정부는 일반인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후속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라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원폭 2, 3세들이 있는데 왜 일반인들을 위한 시설로 계획한다는 말이냐. 법적으로 원폭 2, 3세도 피해자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사진>,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사진>,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 윤성효

"미국과 일본에 사죄를 받아야 한다"

원폭 2세 피해자 문종주(69, 합천)씨는 "아버지는 일본에 돈 벌러 가신 게 아니고 강제로 잡혀갔다. 비행기 격납고에서 일하다 나와 히로시마 시내를 다니다 원폭 피해를 입었다. 아버지는 당시 화상을 입고 눈에 빛이 번쩍 했다고 증언했으며, 이후 실명이 되셨다. 일도 못해서 어머니께서 고생을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문씨는 "여동생도 몸이 안 좋아 대수술을 받았다"라며 "전쟁을 일으킨 일본, 원폭투하를 한 미국이 사죄 한번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 사죄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은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 원폭 피해가 4대까지 발생하고 있다. 유전체 변형이 4세대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핵 피해는 대개 정신질환이거나 피부, 암 등으로 많이 나타난다. 여러 조사에서도 밝혀졌지만, 핵으로 인한 질환은 일반인의 3.4~4배 정도 높다"라며 "문제는 피폭이 당대에 끝나는 게 아니고 대를 이어 유전체 변형으로 나타난다"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핵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세계에 1만 5000기의 핵무기가 존재한다. 정말로 두 번 다시는 핵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 정부는 원폭 2, 3세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 '선지원 후규명'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이남재 원장은 "지난 정부 때 합천에 비핵평화공원을 조성하기로 예산 556억 원으로 책정을 했는데, 지금 정부에서는 1/10로 삭감했고, 이후 예산안 책정을 하지 않고 있다"라며 "비핵평화공원에 관심이 없는 이 정부다. 더 이상 핵 피해가 없어야 하고, 대물림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사진>,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사진>,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 윤성효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사진)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사진)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 윤성효

다음은 회견문 전문이다.

<회견문> 이 땅에 핵무기와 일본은 절대로 들여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은 민중의 피와 땀, 민족을 하늘같이 섬기는 정치지도자들의 단합된 힘으로 위기와 난관을 극복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스럽게 일구어 왔습니다, 그렇듯이 이 땅은 온전하고 번영하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 민족의 생명터전입니다. 민족이 있어야 이념도 사상도 평화도 있을 수 있으며 민족을 떠나서는 그것이 다 무의미한 것입니다. 전쟁은 특히, 핵전쟁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순간에 송두리째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것입니다.

"프리덤 에지", "아이언 메이스 24", "2024 을지프리덤쉴드 전쟁훈련"은 한미일 합동전쟁훈련이며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통합 전쟁훈련입니다. 2024년 7월 28일 일본 도꾜에서 미, 일 외교·국방부 장관이 각각 참석한 2+2회의에서"미군과 일본자위대는 공동으로 전시작전 계획을 수립한다"는 등 성명의 25개 조항이 미일동맹군의 전쟁능력을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뿐만 아니라, 2+2회의 공동성명에는 중국, 조선, 러시아를 적대하는 군사협력체를 다층적으로 배치하고 그것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방침 중에 미국-일본-한국 삼자 군사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버젓이 담겨있습니다.

세간에서는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공공연히 얘기되고 있습니다. 약간만 눌러도 터져버릴 풍선같이 전쟁 위험이 부풀어 있습니다. 한반도를 지렛대로 핵전쟁을 모의하는 집단은 남의 나라와 민족이 어떻게 되던 철저히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집단입니다.

미국의 250년의 역사 중 230년을 전쟁하는 것에서 침략의 전형을 보았고, 일본의 임진년 침략과 2차대전의 역사에서,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과정에서 그들의 야수적 만행을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쇠락하는 제국을 전쟁으로라도 막아보려는 가당찮은 짓을 서슴없이 해대고 있습니다.

보다 한심한 것은, 광복 79주년 경축사의 '8.15 통일 독트린'에서 "현존하는 사회주의 정권인 북한에 '자유'를 받아들이게 하겠다"는 것은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자유'를 50번이나 언급했지만 대통령의 '자유'는 가장 배타적이고 가장 폭력적인 자유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아무리 정권 유지가 위태로워도 전쟁하자는 자들을 졸병으로 내세우고 나라와 민족을 부정하고 식민지배를 긍정하는 자들을 앞줄에 세워 정권을 유지하려 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아무리 국정농단 여론을 잠재우는 것이 급해도 갈등과 분열, 분단과 전쟁을 조장하는 자들을 앞잡이로 내세워 국정농단을 덮으려 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이 땅,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경남도민여러분.

우리 경남도민은 임진년 왜란에는 의병으로, 친미매국하는 이승만 정권에는 민중항쟁으로 전두환 일당의 군사쿠데타에는 민주 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는 퇴진항쟁으로 애국했던 도민입니다.

이제 풍전등화의 나라와 민족을 살려내려면 애국경남도민이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 민족이 겪는 모든 악의 뿌리이며 이 땅과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 평화를 파괴하는 미국과 일본을 규탄하고 결별합시다. 제국주의 미국과 일본에 굴종과 사대로 일관하며, 마치 조선총독처럼 민족을 볼모삼아 정권유지에 혈안이 되어 날뛰는 윤석열의 만행을 규탄합시다.

- 원폭피해자 후손을 피해자 범주에 포함하는 특별법 개정하라.
- 한반도에 핵전쟁훈련을 기획하는 미국과 일본을 규탄한다.
- 국민을 볼모로 한 핵전쟁 훈련의 즉각 중단하라.

2024년 8월 20일. 사)경남겨레하나.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경남겨레하나는 20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장, 이남재 합천평화의집 원장, 문종주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핵 반대"를 호소했다. ⓒ 윤성효

#원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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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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