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22년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을 발표하며 올해까지 인터넷상에서 아동의 '잊힐 권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관련 법안 발의도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아동 10명 중 9명 "내 동의없는 개인정보 삭제해 주세요", https://omn.kr/27co1)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 권리 일부 사업 진행중이지만 국회 법안 발의도 없어
정부는 지난 2022년 7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합동 브리핑을 열고 '디지털 잊힐 권리 시범사업 실시계획'을 포함해 아동청소년 중심 개인정보 보호 원칙 및 체계를 확립하고 아동청소년 권리를 실질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 기본계획은 시민단체와 학계, 학부모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핵심은 아동청소년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후속조치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같은 해 9월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민관정책협의회도 발족시켰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삭제 및 처리 정지를 요구하는 디지털 잊힐 권리 시범사업 '지우개(지켜야 할 우리의 개인정보) 서비스'를 지난해 4월부터 시행중이지만 아직까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관계부처 합동 계획 나온 이후 2년 지났지만... 잊혀져 가는 잊힐 권리?
지난 1년 동안 중·고등학생이 지우개 사업을 통해 1만 7148건을 접수했고 이 중 1만 6518건이 삭제 처리됐다. 유튜브와 틱톡의 영상 게시물 삭제 요청이 제일 많았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제3자가 올린 게시물은 삭제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우리나라 아동 85.5%가 인터넷상에서 잊힐 권리를 법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이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해 12월 아동청소년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보호 인식조사' 결과다. 97.7%의 아동은 자신의 동의 없이 타인이 올린 개인정보 게시물에 대해 삭제 또는 수정을 요청할 것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관계부처 합동 계획이 나온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아동의 '잊힐 권리'는 정부와 국회에서 잊혀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미정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은 2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아동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매우 낮다. 아동의 잊힐 권리와 관련된 서비스가 일부 있지만 아직도 자녀의 사진과 영상을 속속들이 게시하는 셰어런팅(sharenting)도 여전하다. 제3자 게시물로부터 아동의 잊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딜리트더칠드런(Delete the Children) 시즌2'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8월 '딜리트더칠드런' 캠페인을 시작한 바 있다. 이번 '딜리트더칠드런 시즌 2'에서는 ▲ 제3자에 의한 아동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피해회복 지원 필요성 ▲ 시민 서명운동이 강화됐다.
'딜리트더칠드런 시즌 2' 캠페인의 자세한 내용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내 캠페인 페이지(https://deletethechildren.s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