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7개 비쟁점 민생법안을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26일까지로 발의 시한을 못 박은 '한동훈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쇼맨십이 아닌 리더십을 보여달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7개 민생법안으로 (여야가) 공통 협의를 이룬 것으로 안다"라며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본회의 처리를 예상하고 있으며 논의 과정에서 합의 법안이 한두 개 정도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7개 민생법안은 전세사기특별법·범죄피해자보호법·구하라법·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도시가스사업법·산업집적활성화법·공공주택특별법으로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강 원내대변인은 해당 법안들이 "저희 쪽 당론 법안 중 올라간 것들"이라며 "주로 민생법안 위주로 협의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해 처리가 불투명한 간호법에 대해서는 "협의 가능성이 남아 있어 지금으로선 본회의에 올라가기엔 빠르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25만원지원법·방송4법·노란봉투법 등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 재의결에 대해서는 "마지막 회의 때까지 확정된 바가 없었다"라며 "민생지원법(25만원지원법) 하나만 올리는 안, 다 올리는 안 등 여러 가지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압박하며 "채 상병 특검법 서둘러야"
강 원내대변인은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시한 '한동훈표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시한(8월 26일)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힘껏 까치발을 디뎌야 한다. 그게 바로 채 해병 특검법"이라며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의 동지도 당내에서 확보하지 못한 게 아니라면 서둘러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이어 "반바지 사장 허수아비 대표가 아니라면 '한동훈표 채 해병 특검법'을 오늘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일방적 국정 기조 변화와 시급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민주당은 언제든 어떻게든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이제 쇼맨십이 아니라 리더십을 보여달라"라고 촉구했다.
또 강 원내대변인은 "한동훈 대표가 자신의 미래 구상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채 해병 특검법 발의"라며 "내일은 기다려보겠다. 한 대표의 대표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에 한 대표가 조건으로 내건 '제보 공작' 의혹까지도 포함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 대표는 민주당이 못 박은 한동훈표 특검법 시한에 "뜬금없이 시한을 거는 건 지금까지 본인들 입장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가 본회의에서 민생법안을 합의 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들을 재의결하는 과정에서 여야 충돌이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