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홍준표 대구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 대구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두고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통합 후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한 지붕 두 가족 통합은 하지 않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27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철우) 경북지사님 말대로 통합하면 한 지붕 두 가족이 된다"며 "또 다른 불씨를 안고 통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구경북 특별시로 통합 의견이 모아졌다면 서울특별시 모델로 가야 대구경북 특별시가 한반도 제2 도시가 된다"며 "우리가 제안한 통합 모델이 대구경북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지방정부 개혁의 혁신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가 제안한 통합안은 대구와 안동, 포항 등 3곳에 청사를 두고 시·군·구 사무 권한을 대구경북 특별시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반면 경북도는 대구와 안동 2곳에 통합 청사를 두고 기초단체에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 시장은 "통합 특별시를 다시 쪼개어 31개 기초단체가 각개전투하는 모습도 통합 모델로 적절하지 않다"면서 "통합 후 새로운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한 지붕 두 가족 식 통합은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통합 특별시가 집행기관이 되어 강력하게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통합만이 지방시대를 이끌고 갈 수 있는 바람직한 모델"이라며 "내일(28일)까지 답을 주시기 바란다"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압박했다.

홍 시장은 "대구경북은 형제처럼 좋은 사이인데 통합 문제로 사이가 나빠지면 곤란하다"며 "더 이상 질질 끌면 사이가 나빠질 뿐이다. 이번 주까지 합의서가 작성되지 않으면 통합 문제는 장기 과제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도 전날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추가 해명자료를 통해 경북도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우선 '시·군·구 자치권을 줄이는 대구시 행정통합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 경북도의 입장에 대해 "지방자치법상 시·군 권한 356개 중 특별시 체제로 전환 시 7%만 조정되며 이 조차도 조례로 재위임이 가능하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구경북신공항을 군위와 의성에 짓기로 합의하면서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된 이후 도시공원 및 유원지 설치 및 관리, 도시·군계획시설사업의시행 등10개 사무만 대구시로 위임됐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시·군·구에 권한을 이양하지 않겠다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별법을 통해 확대되는 특별시장의 권한 중 시·군에서 더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사무는 추가로 이양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시가 대구청사의 관할을 확대하고 동부청사를 추가로 설치해 경북을 분할하고 3개 권역으로 나누려고 한다는 경북도의 주장에 대해서도 관할구역은 법안에서 삭제하고 사무분장으로 시행령에 반영하는 합의안을 이미 수차례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동부청사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상북도가 운영 중인 동부청사를 활용하고 부시장급으로 격상해 기능과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시군 권한 줄이는 것 반대, 9월 말까지 결론 내자"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 경상북도

그러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시장이 주장하는 서울시 모델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공론 과정과 전문가 및 주민 의견을 들어 9월 말까지 결론내자고 답했다.

이 지사도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대구경북 통합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면서도 "시·군이 특색 있게 성장해야 다양성이 확보되고 진정한 지방시대로 간다. 시·군 권한을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도 모두 기초정부가 있고 자치권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현장에 살고 있는 주민이 제일 잘 안다는 것이 자치의 근본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 집 앞 하천 바닥이 높아져 홍수가 나는데 멀리 있는 중앙정부가 준설도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홍준표) 대구시장님이 주장하는 서울시 모델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이 서울특별시처럼 발전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앙에서 권한을 내려주더라도 광역정부가 모두 소화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지사는 "광역정부가 다 하려고 하면 그게 바로 중앙정부가 하는 방식인데 우리가 극복하려는 것을 따라 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며 "대구시가 청사를 3개 놓자는 주장을 하는 것도 기초정부의 역할을 줄이겠다는 발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90% 이상 합의됐는데 시·군 권한과 청사 문제로 무산되면 역사에 죄인이 된다"며 "시·도지사 둘이서 결정할 것이 아니다. 중앙정부로부터 받아내야 할 권한과 재정 부분은 합의가 됐으니 적극 지원을 약속한 정부와 신속히 협상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 달간 공론의 과정을 갖고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들어 시·군 권한과 청사 문제를 9월말까지 결론내자"고 제안했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이철우#홍준표#통합무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