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연일 폭염에 시달리면서 경주 지역도 기록적인 열대야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무더위 속에서도 지역 해수욕장과 물놀이장을 찾는 방문객은 오히려 감소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기록적인 열대야에 시달린 경주
2024년 경주의 여름밤은 한마디로 '기록적'이란 단어로 정리된다.
올해 경주 지역 열대야 일수는 22일로 지난 30년 평균 열대야 일수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대야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열대야는 7월 15일, 8월 7일 등 총 22일로 기록됐다.
이는 경주시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장 열대야' 기록으로 지난 30년(1991년~2020년) 경주 평균 열대야 일수 4.6일 대비 5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22년 14일이었으며 최근 4년간 열대야 일수도 2021년 1일, 2022년 14일, 2023년 6일 등으로 올해 열대야가 가장 많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열대야는 일수도 가장 많았고 오랫동안 맹위를 떨쳤다. 올해 7월 4일 처음으로 시작된 열대야는 지난 8월 20일까지 지속돼 종전 2022년 7월 7일~8월 19일을 넘어섰다. 또한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6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지속되는 등 경주 지역 무더위는 밤에도 누그러들지 않았다.
온열질환자 13명, 고령자 많아
열대야와 무더위가 꺾이지 않으면서 온열질환자도 발생했다. 경주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28일까지 2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환자 중 온열질환자가 13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 중 60대 이상이 7명으로 고령층의 비중이 높았으며 이들은 실외(논밭과 작업장) 발생 비중이 높았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철저한 대비로 지난해 온열질환자 23명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보건소는 관계자는 "올해 무더운 여름이 예상돼 읍면동별로 온열질환자 예방을 위한 홍보와 대응책 등을 마련했다"면서 "시민들도 무더운 시간 작업 중지와 수분 섭취 등 예방을 통해 온열질환자가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이용자 급감
경주에 무더위가 맹위를 떨쳤지만 지역 해수욕장과 물놀이장을 찾는 이용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역 4개 해수욕장 이용자 수는 8만6160명으로 지난해 10만9989명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12일 개장해 8월 18일까지 38일간 운영된 해수욕장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관성해수욕장이다. 관성해수욕장은 올해 이용객 7920명이 다녀가 지난해 2만2077명 대비 64%나 감소했으며 봉길해수욕장도 올해 1만2730명으로 지난해 1만6940명 대비 24% 가까이 줄어들었다. 나정과 오류 해수욕장 이용객도 올해 각각 4만980명, 2만4530명으로 지난해 4만4417명, 2만6555명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해수욕장 이용객 감소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파리 영향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이용객이 전년 대비 21% 감소한 것은 해파리 출현의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 "폭염 지속으로 바깥 활동 기피도 이용객 감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이용객 감소와 함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물놀이 시설도 이용객이 줄어들었다. 올해 화랑마을 문무야외수영장 방문객은 지난해 1만486명보다 8% 감소한 9691명으로 집계됐다. 화랑마을 문무야외수영장은 매년 7~8월 시즌제로 운영되며, 올해는 지난 7월 9일부터 8월 25일까지 운영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 (이필혁)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