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에서 '현수막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아웃' 현수막이 걸렸다가 떼어진 뒤, 이번엔 '김형석 대박' '이종찬 광복회장 사퇴' 현수막이 걸렸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청은 지난 23일 '사전 신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독립기념관 인근에 걸린 김형석 관장 퇴진 촉구 내용을 담은 현수막 10개를 철거했다. 그런데 이번엔 한 보수 성향 단체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을 겨냥한 현수막을 내걸며 '맞불'을 놨다. 천안시가 이 현수막을 철거할지도 관심사다.
30일 천안시 독립기념관 앞에는 '자유시민부산연합'이라는 단체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 현수막은 독립기념관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현수막에는 '국민 분열 선동자 이종찬 사퇴하라'는 문구가 담겼다. 인근에는 같은 단체의 명의로 '철회는 무슨 철회, 김형석이 대박이다'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도 게첩됐다.
"남성 넷이 내리더니 현수막을... 뉴라이트의 역습인가 했다"
현수막이 걸리는 장면을 목격한 A씨는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늘(30일) 오전 10시께 차 한 대가 독립기념관 앞에 딱 섰다. 네 명의 남성이 내리더니 노란색 현수막을 걸었다. 이종찬 광복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라이트의 역습인가 했다. 어쨌든 저러다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이 더 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관장 사퇴 촉구 개인 명의 현수막을 걸었던 이창현씨도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현재 천안 시민들은 김형석 관장 퇴진을 촉구하며 천안 시내와 독립기념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형석 퇴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더 걸 계획이다. 물론 분열되고 갈라져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이 문제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역사적인 문제다. 독립기념관은 충남의 자존심이다. 당연히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 불법성 확인되면 현수막 철거 계획
관할 행정기관인 동남구청 측은 이번에 내걸린 보수단체의 현수막에 대해서도 불법성 여부가 확인되면 철거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안 동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수막 게첩 신고가 돼 있는 단체는 아니다"라면서 "불법성이 확인될 경우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외광고물법상 사전 신고를 한) 현수막은 지정된 게시대에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종찬 아웃' 현수막을 건 단체는 독립기념관 앞에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옥외광고물법상 사전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집회신고한 단체의 경우 관련된 법령에 따라 현수막을 게첩할 수 있다.
천안 동남경찰서 관계자는 "우리 관내에는 해당 단체 명의로 집회가 신고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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