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다 폭염 속에 숨진 20대 청년 노동자 사고와 관련해 유족과 노동단체가 전라남도교육청을 찾아 사과와 재발방지책 수립을 촉구했다.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청년노동자 폭염 사망사고 대책회의'는 9일 전남교육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유가족은 발주처인 전남교육청과 원청인 삼성전자, 삼성에어컨 설치업체에 진정어린 사과와 진상 규명, 재발방지책 수립을 요구하며 사고 발생 28일째 고인의 장례를 미루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들은 "발주처인 교육청은 안전보건관리계획서 평가 의무와 안전보건교육지도 및 실시 확인 의무가 있다. 교육청도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청년 노동자가 작업하고 숨진 장소는 다름아닌 학교 현장"이라며 "노동자들에게 폭염에 대비한 장소를 제공하는 등 산업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고 양아무개(27)씨는 지난달 13일 장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작업에 투입됐다가, 같은 날 오후 4시 40분께 학교 건물 밖에서 열사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7시 14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이날 장성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 였고, 양씨는 입사 2일 차였다.
사고 후 구호 조치가 1시간 가까이 지체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양씨가 속한 설치업체, 원청인 삼성전자, 그리고 발주처인 교육청(학교) 책임론이 제기됐다.
유족 등 고발에 따라 전남경찰청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