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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성소수자 및 인권단체 주최로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성소수자 및 인권단체 주최로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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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가족,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동료, 무엇보다 성소수자 공동체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삶의 고통에 맞선 누군가가 자살에 이를 때 저는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가슴에서 마른 눈물이 흐르고 심장이 깨지는 것 같습니다."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이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던 도중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울먹이면서 발언을 이어갔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른 인권 단체 활동가 역시 그의 발언을 들으면서 눈물을 쏟았다.

10일 오전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등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은 9월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성소수자의 자살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5년마다 정부에서 '자살예방기본계획'을 만들지만, 이 계획에서도 성소수자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은 "성소수자들의 자살, 자해 시도가 일반인구집단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가 통계조차 없는 성소수자 자살... "현황 조사 먼저 필요"

 1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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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청년 활동가 단체인 '다움(다양성을 향한 지속 가능한 움직임)'에서 국내 청년 성소수자 39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41.5%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8.2%가 최근 1년간 자살을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당시 설문조사를 진행했던 정성조 '다움' 운영위원은 기자회견에서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소수자 스트레스'라는 개념으로 이 문제를 설명해 왔다. 학계의 일치된 견해는 성소수자의 정신 건강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임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직접 청소년 성소수자와 상담하고 지원하는 단체인 '띵동'의 선호찬 사무국장은 "연간 약 30건 가까이 자살 위기가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을 해왔고,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굉장한 무게감과 위기를 담고 있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이 1위지만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률은 더 높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 사무국장은 "자살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연구는 단 한 건도 진행된 적 없다. 자살을 마주하고 위기를 지원하는 것에는 띵동도, 성소수자 커뮤니티도 한계가 있다. 하루빨리 국가 차원에서 현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9일 취임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규탄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다. 몽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어제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에 앞장서 온 보수 개신교 출신의 부적격 인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국제인권기구가 대한민국에 심의하고 제시하는 권고안에 대해 이행하는 것이 아닌 숙고해야 한다고 말한다"라고 비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자살률#통계#자살예방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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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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