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신교 최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아래 '통합교단') 제109회기 총회가 25일로 이틀째 창원 양곡교회당에서 열리는 가운데, 교단 헌법위원회가 청원한 '교회세습방지법 삭제안'(제28조 제6항)이 투표 끝에 삭제안 찬성 370명, 반대 661명으로 부결됐다(관련기사:
"교회 세습 방지법 삭제? 교회 사유화 확산할 것" https://omn.kr/2a8bh)..
예장통합교단은 지난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교회 사유화를 막고 교회의 거룩성을 지키자"는 취지로 총대 84%(870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교회세습 방지법을 제정하였다. 하지만 서울명성교회의 세습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교회세습 방지법 유지를 놓고 내홍을 겪었다.
이번 제109회기 총회를 앞두고 전 (교단) 헌법위원장 7명은 "교회세습방지법을 삭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어 헌법위원회는 작년 총회가 넘긴 교회세습방지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숙의한 끝에 여러 미비점과 논란이 있다"며 해당 조항의 삭제안을 청원하였다. 예장통합교단 총회는 이를 받아들여 총회에서 다루기로 함으로써 교단 안팎의 우려를 낳았다.
신임 총회장에 취임한 김영걸 총회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세습금지법(폐지)안은 절차와 법에 따라 작년 헌의된 사안"이라며 "법과 절차에 따라 회피하지 않고 다루겠다"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김 총회장은 총회 이틀째인 25일 오후 4시 30분께 헌법위원회 보고 시간에 해당 조항 삭제안을 다루기 시작하였다.
김 총회장이 교회세습방지법 삭제안을 허락할 것인지 묻자 총대들은 "허락"과 "아니오"로 의견이 갈렸다. '삭제안'에 반대하는 총대들이 있기에 이 안건을 놓고 곧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임현철 장로(서울강남노회)는 발언권을 얻어 반대 토론에 나서 "수백 명 회중이 모인 곳에서 사회자가 눈을 감게 한 뒤, '손으로 북쪽을 가리켜 보라'하면 그 방향이 다 다를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세습방지법)이는 교회 재산권에 대한 문제나 후임 목사 모시는 청빙권에 대한 게 아니다"고 하였다. 이어 "철저하게 교회 사유화를 막아야 그것이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것이고 우리 교단의 미래와 핵심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반면 김연현 목사(전북동노회)는 삭제안 찬성 토론에 나서서, "법이라는 건 법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28조 6항(세습방지법)을 보면 '대형교회는 (세습이) 안 된다'이고 '소형교회는 (세습이) 된다'이다"라며 "이는 법의 합목적성이 떨어지는 것이고 안정성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교회가 (세습이) 되면 소형교회도 되어야 하고 대형교회가 (세습이) 안 되면 소형교회도 안 되어야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처럼 찬반양론이 맞서자 김 총회장은 "우린 지난 10년 동안 이 논쟁을 많이 해왔다, 더 이상 토론을 하면 끝이 없으니 여러분의 표로 가결하든 부결하든 결정해 달라"며 총대들의 허락을 구해 표결에 부쳤다.
이어 교회세습방지법(제28조 제6항) 삭제에 찬성하면 1번, 반대하면 2번으로 안건 표결을 실시하였다. 표결 결과, 교회세습금지법 삭제안 찬성에 기표한 총대는 370명, 반대에 표한 총대는 661명으로 집계돼 교회세습금지법은 현행대로 유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