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8일 오전 5시 30분]
"선배님, 저한테 앞으로 그 얘기하지 마십시오. 제가 집사람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26일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칼럼 '강찬호의 시선'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법조계 선배들이 김 여사와 관련해 조언하면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충고를 듣기 싫은지 "네 알겠습니다"라고 전화를 끊는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칼럼에선 김 여사가 여당 정치인들과 문자 소통이 잦는 등 과도한 소통을 한다고 지적합니다. 4.10 총선 직전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고, 다른 여당 의원들과도 문자를 자주 주고받는다고 합니다.
여당에는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를 캡처했거나 통화 내용을 녹음한 여당 의원이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김 여사와 정치인들이 주고받은 이야기가 언제든 공개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김건희 여사가 여당 정치인과 자주 연락을 하는 모습을 가리켜 "소통 욕구가 상당하다"고 표현했습니다. 대통령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국정개입에 가깝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김건희'
지금 윤석열 정권의 최대 리스크 중의 하나는 김건희 여사입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단호하게 말을 못 하고 있습니다. 왜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나칠 정도로 방어적일까요?
여권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로 존중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이러다 보니 비서진들도 김 여사 문제를 윤 대통령에게 말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얘기 내게 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고 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꺼내려고 독대를 신청했지만 두 차례나 거절당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하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그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결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뿐인데, 오히려 김 여사 지키기에 앞장서니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짜 지켜야 할 가치는?
지난 25일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모두 불기소 쪽으로 결정을 하고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수사심의위원회에서는 최재영 목사는 기소의견이었고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이었다"며 "이게 같은 사건에 대해서 수사심의위원회가 다른 결론을 낸 사안이라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귀추가 주목되는데 결국에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 봐주기로 끝끝내 모든 권한을 다 쓰고 있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김건희 여사 지키기가 도를 넘어가고 있다"라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특검하지 말자, 지금 계속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대놓고 봐주기 수사를 해왔고 하고 있는데 어떻게 특검을 안 하냐"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인 대통령이 '공정과 정의, 법치주의'를 강조해 놓고 김 여사 지키기에 여당과 검찰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취임식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취임선서를 합니다.
대통령 임기 중 절반이 지났지만 요즘 윤 대통령이 지키고 있는 것이 김건희 여사인지, 대한민국인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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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습니다
애초 기사에 "선배님, 저한테 앞으로 그 얘기하지 마십시오. 제가 집사람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의 출처를 26일자 <중앙일보> 사설이라고 설명한 부분은 26일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칼럼 '강찬호의 시선'으로 바로잡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