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내린 강우로 백제문화제를 준비하던 공주시에 비상이 걸렸다. 공산성과 미르섬을 연결하는 부교가 100% 유실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떠내려간 부교설치비는 약 1억 원에 이른다. 예상하지 못한 강우 때문이라고 넘어가면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사고 이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로 강우 패턴이 예상하기 더 힘들어진 마당에 하천에서 지속적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공주시가 매년 이런 행사를 고집한다면 백제문화제는 이런 위험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사전 공사중일 때 비가 내린 것이라 시민들의 인명사고 다행히 없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중에 비가 왔다면 시민들의 안전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천에서 이런 대규모 시설을 설치하면서 진행하는 위험한 행사는 중단돼야 한다.
더욱이 공주시는 공주보 담수를 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여러차례 약속했지만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 미르섬에 유등을 옮겨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도 민관협의체에서 약속한 적이 있다. 안전하게 축제를 진행하려면 물에 유등과 부교를 띄우는 행사는 중단해야 한다.
이런 대규모 유실은 2019년, 2023년, 2024년에 발생했다. 이렇게 잦은 유실이 발생했음에도 공주시는 여기에 대한 대책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유실된 물품은 하천에 쓰레기를 투기한 것과 다르지 않다.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어 일부 중금속도 있는 유해 쓰레기를 하천에 버려지게 만든 공주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축제가 진행되는 지금 공주보에 녹조가 번성하고 있다. 가을에도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녹조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이 함께 하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연상강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은 지난달 30일 녹조 조사를 진행했다. 실제 현장에는 녹조가 가득했다. 매우 심각한 녹조 알갱이들이 부유되어 행사장에 있고, 시민들이 그 위를 걸어다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주시는 항공사진을 통해 확인한 결과 녹조가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주시의 안전의식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녹조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청산가리 6200배 정도의 맹독이라고 알려져 있다. 지난달 22일 공주보가 담수되고 5일 만인 26일 이미 녹조가 창궐했다. 시민행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알렸다. 하지만 행사는 중단되지 않았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 환경부에서도 어떠한 조치가 없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해야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손을 놓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시민행동은 이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28일 개막식 현장에서 피케팅과 연설을 진행했다. 일부 시민이 아연실색 했고, 행사장을 떠나는 시민도 있었다. 녹조로 가득한 축제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고 있다.
단 며칠간의 축제를 위해 담수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녹조는 수문을 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문화제를 멈추지 않을 거라면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면 된다. 수문이 열려 있는 세종보 상류는 녹조가 없다. 녹조독성의 안전에서 지킬 수 있는 매우 쉬운 방법이다. 수문이 열린다고 부교나 황포돗배, 유등에 지장은 없다. 수문이 열린 상태에서도 설치 했던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공주보가 담수되면서 모래사장과 자갈밭에서 죽어가는 생명들에 대한 모든 책임 역시 환경부와 공주시에게 있다. 공주시는 수문이 다시 열리면 생길 펄을 걷어낼 예정이라고 한다. 매년 약속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고마나루 펄을 그동안 환경단체에서 걷어냈지만, 너무나 미약 했다.
그 간 펄로 육화되고 모래사장이 사라진 것을 인정한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죽어간 생명들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흰수마자, 미호종개, 흰목물떼새 등의 멸종위기종이 다시 돌아오는 데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또 지난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 모든 책음은 공주시와 환경부에 있다. 어떻게 책임질지 나는 두눈에 불을 켜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