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리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지난 20년간 다사리 활동가들의 투쟁이 기반이 돼서 앞으로 30년, 50년, 100년까지 이어져, 비장애인 장애인이 다같이 어울려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충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권은춘 대표
지난 8일 충북 청주 S컨벤션에서 다사리 20주년을 맞아 창립기념 행사가 열렸다. 다사리학교 송상호 교장과 충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권은춘 대표의 축사로 기념식이 시작됐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함께 해온 다사리의 지난 20년을 기억하고 앞으로 미래의 다사리 20년을 이야기하기 위해 기념식을 마련했다.
다사리의 뜻은 '다 같이 말하고, 다 같이 살고, 다 같이 행동한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이루고자 목소리를 내왔다.
20년,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한 연대의 시간
다사리학교 송상호 교장이 2004년 인권캠프 공감에서 만난 장애인들은 모두 교육에 목말라 있었다. 캠프에 참여한 이들은 '장애인 교육이 받고 싶은데, 받을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청각장애인 가족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사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초등 교육조차 받지 못한 장애인이 과반이 넘었다. 송 교장은 "한 TV프로그램에선 '원숭이도 학교를 다닌다'며 소개했다"며 원숭이도 받는 교육을 장애인이 받을 수 없다니 우리나라 장애인 인권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지역은 더욱 열악했다. 장애인들이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고, 송상호 교장과 권은춘 대표가 장애인 교육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던 중 권 대표가 '그럼 우리가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그 한마디로 '다사리'의 20년이 시작됐다.
평생교육시설인 다사리학교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한글교육과 검정고시 교육을 제공했다. 이외에도 시민참여, 인문교양,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사리자립생활센터는 중증장애인의 자립 의욕을 높이고, 지역의 자립 지원 정책 수립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활동지원서비스를 비롯해 △체험홈·자립홈 운영 △동료 상담 서비스 △권익 옹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교육과 학력취득 뿐만 아니라 마을, 시민들과 함께하는 교육, 행사를 운영해오고 있다. 청소년과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마을과 함께하는 행복지구 사업까지 지역의 시민·교육 단체와 협력해 프로그램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들은 "다사리학교와 자립생활센터는 지역 장애인들의 교육권, 이동권, 노동권 등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며 "이를 통해 저상버스·장애인콜벤 도입 및 확대, 중증장애인 권리보장형 일자리 등 정책 수립을 이뤄냈다"고 소회를 전했다.
송 교장은 "추석 연휴 천막 농성을 통해 중증장애인 권리 보장 일자리 시범 사업을 도입하게 됐다"며 "장애인의 노동권이 한 발 더 나아 갈 수 있도록 새로운 법인을 준비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일을 하면서 삶의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