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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 조정훈

기계금속 산업 분야의 연구개발과 상담, 기술이전 등을 통해 지역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대구기계부품연구원(아래 DMI)를 두고 각종 비리 의혹이 일어 국민권익위원회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수사 진척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단법인 DMI는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가 19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001년 설립됐다. DMI는 지방공기업이나 출자출연기관은 아니지만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당연직 이사장을 맡아 연구원장 및 임직원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한다.

2023년 11월, 의혹 14건 대구경찰청에 이첩됐지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과 대구경실련 등에 따르면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11월 입찰비리, 연구개발사업비리, 기업과의 유착비리, 시설물 불법특혜 임대비리, 대구시 공무원 부정청탁비리, 낙하산 인사비리 등 14건을 대구경찰청에 이첩해 수사하도록 했다.

DMI의 비리 의혹은 '연구개발 장비 구입처를 사전에 담합해 지정하고 낙찰을 받게한 뒤 금품을 수수하거나 원장과 고위 간부의 배우자가 지분을 가진 회사에 납품·용역을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다.

연구원 A씨가 2011년 함께 과제에 참여한 업체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고 재료나 소모품을 산 것처럼 서류를 꾸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이 업체 관계자가 2022년에 연구원에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시장이 당선된 이후에도 대구시 고위 공직자가 DMI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대구시가 수행할 연구용역 사업을 DMI가 수행하도록 하고 자신이 사전에 지정한 업체가 낙찰받도록 한 의혹도 제기됐다.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은 대구성서경찰서는 5개월 만인 올해 4월 DMI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 공익신고자가 드러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사회 "공익신고자 색출 시도 이뤄지고 있다, 신속 수사 중요"

대구경실련은 11일 "DMI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는 부패행위 신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부패방지법에 따르면 경찰은 이첩 또는 송부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감사·수사 또는 조사를 종결해야 한다"며 경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상당수의 부패행위 신고 사건의 경우 피신고자와 해당기관에 의한 공익신고자 색출 시도와 보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부패행위 신고 사건에 대한 수시기관의 지연수사, 부실수사는 공익신고자를 보복 등의 위험에 몰아넣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경찰청의 적극적인 대응과 대구시의 DMI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 관련자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경찰, 대구시 권력 앞에 정상적 수사 포기한 것 아닌지 의문"

 질의하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질의하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 용혜인 의원실 제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의원도 "DMI는 대구시장이 사실상의 지배권을 행사하면서도 정부나 대구시, 대구시의회의 감사에서는 면제된다"며 "지배구조 상 비리가 발생할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또 "경찰의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구경찰이 대구시 고위직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도 않는 것은 토착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DMI 관계자가 제보한 비리 의혹에 따르면 연구개발 지원 공적자금을 원장을 포함한 연구기관 고위직들이 횡령한 다양한 방법들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며 "제보된 의혹들은 10년 가까이 이어온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용 의원은 또 "제보된 DMI의 내부 자료를 보면 DMI의 운영적립금 원금은 2022년 말 기준 123억 원에 이른다"며 "정부나 대구시 연구용역 사업에서 참여율을 100% 초과한 것으로 꾸미거나 허위 연구원을 참여시키는 수법 등으로 인건비 예산을 편취하여 축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혜인 의원은 "권익위가 이첩한 일로부터 1년 가까이 검찰 송치 없이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고 대구시 관련 인사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찰청이 대구시의 유력 토착권력 앞에 정상적인 수사 진행을 포기한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용 의원은 이날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DMI에 대한 철저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 "최선 다해 수사하고 있다, 휴일에도 조사 중"

이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성서경찰서는 정상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성서경찰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기관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사가 변론을 하면서 진행돼 조금 더디게 가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를 빨리 끝내기 위해 담당자는 휴일에도 나가 조사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론을 언제까지 낸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비리제보#대구경실련#용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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