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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윤미영 서울여성회 사무처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윤미영 서울여성회 사무처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 서울여성회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여성단체와 시민들이 지난 11일 서울 강남역에 모여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국가의 근본적인 해결 대책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가 주관하고 78개 시민사회단체 및 대학 내 단체와 200여 명의 개인 참여자들로 구성된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7주차 말하기 대회 '분노의 불길'을 열었다.

지난 8월 30일부터 이어 온 공동행동 말하기대회 '분노의 불길'은 이번주 '교육현장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딥페이크 언급 없는 국정감사, '딥페이크 성범죄 시민 국감'으로 맞선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센터장이 발언하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센터장이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은 이날 여는 발언을 통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딥페이크 성범죄가 등장하지 않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잘 못 듣는 국회를 대신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주제별로 모아서 원래 국감에서 다뤄야 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시민 국감'같은 자리를 마련해보려 한다"면서 강남역 공동행동 집회를 주제가 있는 말하기대회로 진행하는 취지를 밝혔다.

이어 박 센터장은 "국민 안전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정부를 감시 견제하고, 이미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따지고, 사각지대를 찾아서 해결하도록 만들기 위해, 국회가 국민의 뜻을 모른다면 직접 알려주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오늘도 강남역에 모였다"며 국민들은 국가가 제 역할을 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리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교내 성폭력 해결에 앞장 선 교사는 해임, 용기내 신고한 학생은 2차 가해에 시달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지혜복 교사가 발언하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지혜복 교사가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교육이 주제인 만큼, 최근 서울 A중학교 성폭력 사건 해결에 나섰다 해임 징계령을 전달받은 교사 지혜복씨가 첫 번째 마이크를 들었다.

교내에서 성폭력 사건의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한 지 교사는 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 등에 민원을 넣으며 적극적으로 피해학생 지원에 나섰지만 올해 초 갑작스러운 전보 발령을 받고, 부당전보의 철회를 요구하며 9개월 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27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무단결근을 이유로 해임을 의결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더해 직무유기로 형사 고소까지 당한 상황이다.

지 교사는 이날 발언에서 A학교 사례를 소개하면서, 교사로서 아이들을 끝까지 지원해주지 못한 채 되레 부당해고에 형사고소까지 당한 상황을 개탄했다.

"A학교에서 피해 여학생들은 스스로 해결 의지와 용기를 가졌다. 그러나 학교와 교육 당국의 시대역행적 대처로 인해 결국 피해자인 여학생들은 이를 해결하려는 중요한 주체로 당당하게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했고, 가해 남학생들은 성평등 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성폭력 행위를 지속했다.

거듭되는 2차 가해 속에서 피해자는 고립, 무력, 불안, 공포에 위축되었고, 용기내 신고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 결국 행정 권력에 의해 사회구조적인 성차별과 성폭력이 학교 안에서 재생산, 반복되게 만든 것이다."

덧붙여 지 교사는 방치돼 해결되지 못했던 2018 스쿨미투가 소라넷, 불법촬영, N번방, 딥페이크 사건의 피의자 대다수가 10대 청소년인 현상으로 이어진 맥락을 설명하며 UN 가이드에 따른 포괄적 성교육의 도입하고 성폭력 사안을 축소하고 은폐하는 학교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고 교사 대상 성평등 교육 강화를 촉구했다.

포괄적 성교육을 '실험적 이념 편향 교육'?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 규탄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조민욱 성평등전문강사가 발언하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조민욱 성평등전문강사가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이어 성평등전문강사이자 두 딸의 양육자로서 마이크를 잡은 40대 여성 조민욱씨는 "현재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진행 중인데,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하고, 포괄적 성교육은 실험적 이념 편향 교육이라 말하는 후보가 교육감이 선출될까 두렵다"면서 "포괄적 성교육은 여성과 남성의 신체 구조의 차이와 같은 생물학적 특징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을 말한다. 신체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술과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관"이라고 조선혁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또한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 대부분이 10대라는 점만 보더라도, 학교 내 포괄적 성교육의 도입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30대 여성 박미순 씨가 발언하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30대 여성 박미순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서울여성회

이에 30대 여성 박미순씨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대상에 대한 무지가 혐오로 이어지는 과정을 언급하며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의 경험 또는 소수자들의 경험은 익숙하지 않은 약자들의 경험이다. 사람들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경험과 대상을 이해하기보다는 무지한 채로 혐오의 말을 쏟아낸다"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계속해서 주장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을 덧붙였다.

쏟아지는 성범죄에 되살아나는 교육 현장에서의 성폭력 경험들

공동행동 참가단체인 이화여자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활동가 세원은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 성폭력 경험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누군가가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하고, 조롱을 당하고, 합성된 사진과 동의받지 않은 영상이 유포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열 살 때부터의 성폭력 경험들이 하나씩 되살아났다.

열 살인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하고 성희롱을 일삼던 수영 강사, 학원 화장실 칸막이 밑 공간으로 슬쩍 드러난 불빛에 소리를 지르며 범인을 쫓아내고 공간 사이를 석고보드로 메우던 날, 고등학교 남자 선생님이 내가 기숙사에 핸드폰을 숨겨 들어왔을 지 모른다며 속옷을 헤집던 일, 기숙사 방충망이 뜯긴 사이로 남학생이 들어왔던 일 등 셀 수 없다.

보아넘기지 않겠다. 이제 보아넘길 수가 없다. 잠잠해졌을 때 다시 가동할 생각이라면 영원히 잠잠하지 않게 소리지르겠다."

그는 정부와 학교가 딥페이크 성착취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30대 여성 박미순씨 역시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교육 현장은 물론 일상에 만연한 여성혐오가 지워지지 않는 사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사회에서 더이상 바랄 것도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이 자리에 나와서 변화를 위해 이야기한다"며, 이어지는 투쟁에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시민의 횃불로 성차별 사회구조와 교육현실을 불태우는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서 시민의 횃불로 성차별 사회구조와 교육현실을 불태우는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 서울여성회

발언을 마무리한 후,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교육 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횃불로 표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들은 퍼포먼스에서 집회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아래의 구호를 외쳤다.

제대로된 성평등 교육이 아니라 형식적인 동영상 틀기로 일관하는 학교교육 규탄한다!

실행할 의지 없는 이름뿐인 학내 성폭력 대응 매뉴얼 규탄한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성차별 사회구조 지금 당장 바꿔라!

교육 당국은 딥페이크 성범죄 심각성 인지하고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 모인 시민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며 힘을 내고 있다.
10월 11일 제7차 딥페이크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에 모인 시민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며 힘을 내고 있다. ⓒ 서울여성회

제7차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 말하기 대회는 지난 6주와 같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합창으로 가을 밤을 물들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이 순간의 느낌 함께 하는 거야 다시 만난 우리의"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한 30대 여성 활동가는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 경험을 들으며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라며 "학내 성폭력 사안 해결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학생들과 연대한 선생님에게 돌아온 해임 징계과 직무유기 형사고소 건에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선생님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공동행동의 강남역 말하기대회는 11월 2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11월 22일에는 11.25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 공동행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강남역에서 말하기대회를 이어갑니다.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 소식 보기]

서울여성회 인스타그램 @seoulwom

서페대연 인스타그램, 트위터 @seoulfemi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 단체/개인 참여신청]

https://bit.ly/deepfakeout



[딥페이크 성범죄 OUT 대학생 공동행동 단체/개인 참여신청]

https://bit.ly/deepfakeout_univ


#서울여성회#서페대연#딥페이크성범죄OUT#공동행동#지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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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는 서울 여성들의 자기성장,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폭력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인 여성들의 공동체입니다. 2007년 7월에 창립하여 서울여성문화축제, 서울여성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교육 및 부모교육, 지속 가능한 생태 지킴이 활동과 식량주권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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