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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격려와 임산부 보호를 위해 제정된 날이라고 규정한다. 2005년 시행된 이후 20년이 지났다. 재정 당시 임산부 보호와 출산에 대한 격려가 주된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절박함이 더해졌다.

20년 사이 과연 어떤 변화가 당연 명제를 사회적 절박함을 바꿨을까. 이는 인구 현황만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 용인시민신문

임산부의 날이 주는 절박함

용인시가 지난해 공개한 용인시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를 살펴보자. 용인시 정책기획과가 낸 2022년 통계청 인구동향 조사 기준 용인시 합계출산율은 0.84명이다.

경기도 합계출산율 0.839명이나 전국 평균 0.778명에 비해 높다. 하지만 1명에 못 미치는 것은 같다. 합계출산율이 여성 1인당 가임기간(15~49세)동안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따라서 여성 1인당 평생 출산하는 아이가 1명 미만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용인시는 임산부의 날 재정전인 2000년 합계출산율이 1.8명으로 전국 1.5명보다 큰 폭으로 높았다. 출생아 수도 꾸준히 상승해 임산부의 날 재정 직후인 2007년 1만 500여 명으로 최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반전, 출생아 수가 1.1%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2015년 기점으로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완전한 감소세로 전환했다. 급기야 2018년에는 합계출산율 1명이 붕괴하더니 2022년에는 출생아 수가 5천 600명 선에 머물렀다.

2007년과 비교해 절반가량 준 것이다. 여기서 수치에 잠식된 심각성을 하나 더 꺼낸다면 출생아 수의 변동 폭이다. 2000년과 비교해 2015년까지 출생아는 큰 변동이 없다. 때문에 출산율 붕괴가 용인시만 비켜나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 용인시 전체 인구는 3배가량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출산율은 급격히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줄고 있는 신혼부부 10년 뒤 용인은?

 사진출처/용인시 누리집 통계 자료
사진출처/용인시 누리집 통계 자료 ⓒ 용인시민신문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해 절대 조건은 아니지만 여전히 출산에 가장 중요한 조건은 결혼이다. 부부로 가정을 꾸린 뒤 출산하는 절차가 사회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이를 근거로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주는 부분을 하나 더 찾는다면 신혼부부 수다.

용인시는 10년 전인 2015년 용인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는 3만 쌍을 훌쩍 넘었다. 이들을 통해 확인된 출생아 수는 9200여 명이다. 이후 신혼부부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당장 다음 해인 2016년 2만8천여 쌍으로 줄다 2020년에는 2만6천여 쌍, 2021년 2만3천여 쌍까지 줄었다. 한 해 평균 4%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출생아도 3천 명 이상 줄었다.

용인시는 이 상태가 이어진다면 2031년부터 출생아 수가 5천여 명 미만을 기록하다 2033년에는 4800명 선까지 줄 것으로 봤다. 이 기간 신혼부부는 1만 3천여 쌍으로 2015년 기준으로 20년도 채 되지 않아 30%로 줄게 되는 것이다.

출산율 감소,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

ⓒ 용인시민신문

출산율 감소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우선 도시 미래를 담보하기 힘들어진다. 최근 지방 소도시가 겪는 지역소멸도 그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용인시는 당장 출산율 감소로 소멸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유입 인구가 꾸준히 들어와 당분간은 인구는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출산율 감소는 용인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교육 분야다. 이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용인시 초중고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살펴보면 2015년 전체 학생 수는 13만 2천 명에 이르렀다.

교원 1인당 챙겨야 할 학생은 평균 17명이었다. 이 수치는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22년까지 평균 학생 수 감소율은 0.5%로 12만7천 명까지 내려왔다.

이런 상태에도 용인시 학교 등 교육기관이 소멸이나 인구감소를 우려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간 용인시 대부분 학교는 과밀학급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학생 수는 줄고 이 기간 교원 수는 매년 평균 1.1% 증가해 교사 1명당 챙겨야 할 학생은 11명으로 줄었다. 이에 과밀학급 해소로 용인시 교육환경이 나아졌다는 방향으로 지역은 해석했다. 단기간 분석은 옳지만, 기간을 연장하면, 결국 용인시도 교육환경 '아사'를 피하기 힘들다.

용인시는 2033년 초중고 학생이 11만8천 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이에 과밀학급 해소를 넘어 빈 교실에 폐교까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게 되는 것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셈법도 찾아야 한다. 출산율 감소에 직격탄을 맞는 곳은 의료업계를 시작으로 교육 보육계까지 전방위다.

수지구 풍덕천동에 자리한 S산부인과는 불과 10년여 만에 주변 환경이 급격히 변했다. 기존 일부 상권이 전부였던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그만큼 인구도 늘었다. 하지만 출산을 위해 병원을 찾는 임산부 증가는 그만큼 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병원 공동원장은 "주변에 수백 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이 일대에서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인데 출산 때문에 병원을 찾는 분은 예상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라며" 병원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후 병원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어린이집 변동 상황을 통해서도 확연히 할 수 있다. 10년 전인 2014년 용인에는 어린이집이 총 1161곳 운영됐지만 2022년에는 713곳으로 크게 줄었다. 2014년 당시 어린이집 한곳 당 보육아동수는 평균 30.6명에서 2022년 38명으로 늘었다.

수만 두고 보면 살아남은 보육시설은 형편이 더 나아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가장 약한 연결고리에 있는 민간어린이집은 상황이 불안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민간어린이집 특히 가정어린이집은 751곳에서 342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보육아동수도 1만2천 명을 넘겼지만 2022년에는 5500명 선으로 줄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가정어린이집부터 붕괴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 경쟁력은 유입 인구보다 출산 인구에 있어

ⓒ 용인시민신문

용인시는 인구 변동 분기점은 2030년쯤으로 보고 있다. 가파르게 유입되는 인구도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보일 뿐 아니라 출산율 감소 역시 이 즈음해 본격적인 사회적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입되는 상당수 인구는 청년층이나 중장년층이 아닌 65세 이상 인구인 점도 용인시가 출산율에 더 세부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용인시는 올해 '경기도 저출생 대응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시는 '출산·양육 공백 제로백 공공서비스 사각지대 제로! 양육환경 조성 시민 공감 100%'를 주제로 사례를 발표해 호평받았다.

시는 보건소가 기존 모바일 앱을 활용해 시민들이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독려했던 '워크온 걷기 챌린지'에서 착안,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임신·출산 챌린지' 사업을 시작했다.

예비 부모들이 챌린지 형태로 미션에 성공하면 보상을 주는 형태로 기존 건강관리 사업과 연계해 정책정보를 함께 제공한 것이다.

형편이 좋지 않은 청소년 산모들이 산후조리를 받지 못해 건강을 잃지 않도록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 청소년 산모 지원 협의체를 구축, 산후조리원 이용 요금을 1주일간 전액 지원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난임부부를 위해 정부지원금 외 난임 시술비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가족 친화적인 양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임산부가 운전하거나 임산부가 함께 타면 공영주차장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다자녀가정도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각 부서가 협업해 14개 조례를 개정해 관내 총 130여 개 공공시설물을 감면해 주는 등 저출생 대응에 힘쓰고 있다.

출산 앞둔 부부 무엇의 고민

실제 출산을 앞둔 부부는 용인에 살면서 어떤 정책을 기대하고 있을까. 기흥구 1곳과 수지구 2곳 산부인과에서 만난 출산을 앞둔 부부는 바라는 점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 바람이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대치는 낮았다.

기흥구 영덕동 한 산부인과에서 만난 유혜정(31)씨 부부는 "출산을 망설이는 부부가 주변에 제법 된다. 이미 잘 알려졌던 육아에서 교육, 주택문제까지 챙겨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라며 "이를 정부가 나서 해줘야 한다. 솔직히 용인시가 먼저 나서 해주면 좋겠지만 기초단체 능력 밖일 것 같다. 임산부가 줄고 있는 만큼 지원은 더 다양하게 넓혀 간다면 최소한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지구 풍덕천동 산부인과에서 만난 서안나(28)‧박동윤(34) 부부는 "둘째인데 첫째를 키우는 과정이 그렇게 쉽지 않았다. 2년이 지나니 힘든 과정은 잊히고 둘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라며 "의지만 있으면 힘든 부분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며 다둥이 가족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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