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2일 오후 3시 25분]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는 이수기업 노동자 해고를 중단하고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공동투쟁에 따르면,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공장 간 이송하는 업무를 하는 이수기업은 지난달 30일부로 폐업했다. 이수기업은 지난 8월 28일 대표 명의로 폐업공고를 내고 "저의 일신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9월 30일자로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며 "여러분과의 근로계약관계도 상기 폐업 일자에 맞춰 종료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수기업 노동자 34명 전원은 업체 폐업 이후 다른 하청업체나 원청 현대차로 고용승계되지 못해 일자리를 잃었다. 이수기업 노동자들이 하던 일은 현대차에 새로 직고용된 촉탁직 노동자들이 지난 1일부터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를 "현대차의 보복성 해고"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들 중 일부가 이수기업 이전 다른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할 당시 낸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하자, 회사가 보복성으로 정리해고를 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실직한 노동자들 중 일부는 다른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할 당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1심 승소, 2심 패소했지만, 올해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고등법원에 환송했다. 또다른 노동자들의 경우 대법원에서 패소하거나,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돼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현대차는 정규직 노조를 통해 소 취하를 조건으로 정규직 전환을 하는 특별채용을 비공식 제안한 적 있다"며 "대법원 선고가 잡혀 있는 상황에서 소송을 취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겨 거절했는데 이후 노동자들이 승소하자 보복성 정리해고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수기업 해고자 강호덕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4년 9월부터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년 동안 현대차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해왔다. 업체 폐업만 5번째"라며 "4번의 폐업은 고용승계됐는데 이번엔 고용승계되지 않고 해고됐다"고 토로했다.
이상규 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이수기업 노동자들이 해고된 것은 원청인 현대차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회장은 "이수기업은 '해당 업체의 개별 사정으로 폐업한다, 현대차와는 무관하다'고 떠들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대다수의 사내하청업체의 존폐는 원청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도급비와 일감을 원청이 100% 결정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청업체가 개별사정으로 폐업하든 운영을 못해 대표가 도망을 가든 원청의 계획에 의해 공정을 반납하든 그곳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고용을 원청이 책임져왔던 것이 그동안의 관례"라며 현대차에 이수기업 노동자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현대자동차 측은 사내소식지를 통해 "이수기업은 해당 업체의 개별사정으로 폐업되는 것일 뿐 현대차와 무관하다"며 "이수기업 문제의 본질은 해고가 아니다. 해당 업체의 일신상 이유에 따른 계약 종료일 뿐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특별고용 기회가 있었음에도 하청 기회의 공식적인 반대로 기회가 무산됐다"고 반박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리의숲'(https://forv.co.kr)에도 실립니다. ‘소리의숲’은 2024년 9월 문을 연 1인 대안언론입니다. 소리의숲 홈페이지에도 들어오셔서 많이 봐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제보와 각종 제휴 문의도 환영합니다. 문의는 joie@forv.co.kr로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