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차별 없는 서울대행진(아래 차없서) 선포 기자회견이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5일간의 차없서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오늘 기자회견은 김혜정 차없서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차없서의 취지와 경과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로 발언에 나선 김진억 조직위 공동대표(민주노총서울본부장)은 "윤석열과 오세훈은 반노동정책, 노동탄압과 혐오로 노동자를 벼랑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하며 "부자감세는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졌고 기득권들을 위한 편파·불통 국정과 검찰 정치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현 정세를 규정했다.
이어 이와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불평등 타파, 공공성과 노동권, 부자증세를 주요의제로 삼아,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운동을 서울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며 차없서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2024년 차없서의 시작을 선포했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장은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국민들이 거리로 나섰고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은 우리 사회의 깊이 뿌리 박힌 불평등 구조로 불안정해지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그리고 오세훈 시장의 심판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년 민주노총 건설노조 수도권북부본부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 광고탑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20일차가 되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또한 "건설노조는 윤석열정권의 민주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노동탄압의 집중 포화를 당해 왔다"고 토로하며 "무엇보다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고용배제로 인해 조합원들이 심각한 생존권 위기를 겪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아울러 고공농성 중인 동지들을 하루빨리 지상으로 구출하고 짓밟힌 노동자들의 기본권리와 건설산업에서 민주 현장을 되찾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서 불평등 타파를 위해 부자증세를 촉구하는 발언과 함께 차없서의 주요 의제에 대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공공기관 혁신' 방안이라며 2027년까지 약 15조 원 규모의 국유자산의 민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만 349건의 공공자산을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헐값에 매각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유지를 재벌기업에게 팔아 넘기는 공유지 매각을 멈추고 공공임대 주택과 세입자의 권리를 높여서 집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석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공공성 공대위 공동대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원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공공이 나서서 시민의 돌봄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장이 앞장서서 철회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폐원 이유는 돌봄노동에 대한 차별, 돌봄노동을 전담해온 여성에 대한 차별, 돌봄을 필요로 하는 아동, 노인,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강조하며 "차별없는 서울에 공공돌봄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발언했다.
의료대란과 의료공공성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안수경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기반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필수의료는 현재 붕괴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에 의사들이 배치될 수 있도록 공공의사 양성, 지역의사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뿐만 아니라 "직종별 적정 인력 기준 마련, 필수. 중증.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과 지원책이 지금 당장 추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난개발을 멈추고 기후정의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상현 기후위기대응 서울모임 대표는 "계속되는 기후재난 속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미비한 안전망 때문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오세훈 시장은 "생명보다 이윤"을 위한 '서울대개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지금 서울에 필요한 것은 수많은 파괴와 죽음 위에 선 개발과 성장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 기본권을 최우선으로 두는 살림의 정치"라고 강조하고 "시민들과 노동자의 힘으로 '기후정의 서울'을 열기 위해 행진에 나선다"고 차없서의 의의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차별 없는 서울'이 우리 모두에게, 특히 장애민중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것 같다"고 운을 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폭주를 멈춰 세우고 차별 없는 서울을 만들어가는 투쟁에 서울장차연도 끝까지 함께 투쟁하다"고 결의를 밝혔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진보정당 서울시당 위원장들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부터 5일간 우리는 서울 곳곳을 누비며 투쟁 현장에서, 난개발로 신음하는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과 만나면서 외칠 것"이며 "불평등 해소와 일상 속에서 공공성과 노동권 실현, 그리고 부자증세의 요구와 지향을 전제로 윤석열 정권 퇴진과 오세훈 서울시 심판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이후 대형 서울시 지도에 차없서 슬로건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후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고공농성을 진행하는 광고탑으로 이동해 집회를 열고 2024년 차없서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