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총본산인 국기원의 시설이 낙후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의회 안지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2일 강남구의회 제32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올여름 승단 심사를 치른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냉방시설이 미비한 국기원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며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올해는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로, 파리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태권도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기원은 기본적인 냉방시설조차 갖추지 못해 많은 방문객과 태권도 수련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1972년에 설립된 국기원은 전 세계 213개 회원국과 약 2억 명의 태권도인의 성지이며, 국가 원수, IOC 위원, 각국 대사 방문을 비롯해 해외 교육, 연수, 승단 심사, 국제대회, 일반 관광객까지 연간 3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곳이다.
그러나 국기원의 시설은 50년 넘게 변화가 없으며, 태권도 본부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기본적인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기원 건물은 현재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부지는 강남구가 소유하고 건물은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다.
안지연 의원은 "방문객들은 건물의 관리 주체가 서울시라는 사실을 알기 어려우며, 결국 국기원의 시설 부족과 관리 소홀은 강남구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라면서 "강남구는 현재 국기원 일대를 관광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약 2,39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1,056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는 만큼 국기원의 시설 개선이 강남구의 지역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강남구 개청 50주년을 맞아 전 세계 70여 개국이 참가하는 세계 태권도 한마당 대회를 준비 중인 상황이니 국기원 시설이 글로벌 행사에 걸맞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라면서 "국기원이 서울시에 관리하는 시설이라 할지라도 연간 30만 명의 방문객들을 위해서는 국기원의 역할과 상징성에 걸맞은 최소한의 기본시설은 갖춰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기원 냉방시설에 대한 불만은 국기원에서 승단 심사를 받아본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1단 심사와 2단 심사를 봐서 한여름에 국기원을 가봤는데 이곳이 과연 태권도의 성지라고 할 수 있냐는 착각이 들 정도로 냉방시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라면서 "특히 아이들이 그 더위에 도복까지 입고 있어서 더위와 싸우며 땀을 흘리는 모습에 가슴이 짠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10년 전에도 이런 상황이었는데, 아직도 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면서 "환경개선을 하지 않을 거면 국기원을 옮기는 방안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