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경북 구미시와 의성군에서 개최하려던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가 주민들의 반발과 불참으로 무산됐다.
국토부는 22일 오전 10시 구미시 해평면복지회관과 오후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앞서 해평면과 비안면 일대에 공청회를 알리고 주민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현수막을 수십 장 내걸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열린 구미 공청회에는 주민 4명이 참석해 국토부 관계자에게 주민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며 공청회 종료를 요구했다.
국토부는 준비해온 자료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공청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주민들이 항의하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됐다.
오후 3시에 의성군 비안면 비안만세센터에서 열린 공청회를 앞두고 국토부는 의자를 정리한 뒤 주민들의 참여를 기다렸다.
국토부와 공청회 패널 및 대구시 관계자, 의성군 관계자를 제외한 주민들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자 10여 분을 기다린 뒤 결국 무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참석하지 않아 공청회가 취소됐다"며 "추후 일정을 잡아 다시 공청회를 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번기 맞아 공청회 연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날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민들은 농번기와 겹쳐 일정 변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국토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려 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안면 용천1리 김국철 이장은 "지금 추수시절이고 제일 바쁜 시기인데 공청회를 열겠다고 해 공문으로 연기를 요청했지만 국토부가 강행했다"며 "우리 지역에 공항이 들어오는데 우리 이야기도 듣지 않는 국토부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비판햇다.
의성군 통합신공항이전지원회도 1년 동안 힘들게 고생해 농사지은 농산물의 수확시기를 고려해 공청회 일정을 11월 18일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박정대 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장은 "이번 공청회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그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국토부에 농번기가 끝난 11월 18일 이후 다시 공청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