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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뽕나무 뿌리 유래 신규 항암물질 ‘MO-2097’의 암세포 사멸 기전 모식도
뽕나무 뿌리 유래 신규 항암물질 ‘MO-2097’의 암세포 사멸 기전 모식도 ⓒ 한국생명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뽕나무 뿌리 추출물에서 고형암이 저산소 상황에서도 생장할 수 있게 하는 단백질을 제어하는 '신규 항암물질 MO-2097'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아래 생명연)은 23일 화학생물연구센터 성낙균 박사 연구팀과 이경 동국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이같이 고형암에 대한 신규 항암물질을 개발했다고 알리면서 "이번 연구성과는 천연물 기반의 낮은 독성으로 항암치료에 따른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치료기술의 발달로 암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다양한 종류의 암에서 전이, 재발, 항암제 내성, 항암제 부작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생명연에 따르면, 암의 70~80%를 차지하는 '고형암'은 단단한 형태의 악성 종양으로 폐, 간, 대장 등 여러 신체 장기에서 발병한다. 고형암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종종 암의 중심부에 혈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며, 이로 인해 저산소증이 발생한다.

다양한 종류의 HIF-1α 억제 후보물질 구조와 단백질 억제 정도 및 항암효능 확인 A. 및 B. 다양한 신규 항암 후보 물질 탐색 및 후보물질별 HIF-1α 억제효과 / C. 각 후보 물질의 대장암 세포사멸 효과
다양한 종류의 HIF-1α 억제 후보물질 구조와 단백질 억제 정도 및 항암효능 확인A. 및 B. 다양한 신규 항암 후보 물질 탐색 및 후보물질별 HIF-1α 억제효과 / C. 각 후보 물질의 대장암 세포사멸 효과 ⓒ 한국생명과학연구원

특히 '저산소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일반 세포의 상당수가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멸한다. 이에 반해 '종양 세포'는 저산소 상태에서도 성장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HIF-1α(Hypoxia-inducible Factor 1 Alpha) 단백질이라고 한다.

생명연은 "HIF 단백질은 산소가 충분할 때는 체내에서 분해되지만, 저산소 환경에서는 분해되지 못하고 농도가 높아진다"며 "고형암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HIF-1α 단백질이 과다 발현하며 사멸을 막아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암 표적 단백질로서 HIF-1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뽕나무 뿌리 추출물 모라신-오(Moracin-O)에서 HIF-1α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한 신규 항암물질 'MO-2097'을 발굴해냈다.

3차원 스페로이드에서 MO-2097의 항암효과 확인 A. 및 B. 3차원 구조에서 MO-2097 항암효능 확인 및 항암효능 도식화 / C. 저산소 환경에서 MO-2097에 의한 세포사멸 확인
3차원 스페로이드에서 MO-2097의 항암효과 확인A. 및 B. 3차원 구조에서 MO-2097 항암효능 확인 및 항암효능 도식화 / C. 저산소 환경에서 MO-2097에 의한 세포사멸 확인 ⓒ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앞서 연구팀은 이전의 연구에서 HIF-1α의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로 'hnRNPA2B1'이라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후 연구팀은 다양한 천연물에서 HIF-1α의 억제 가능성을 살폈고, 모라신-오 구조를 기반으로 새롭게 개발한 물질 MO-2097이 hnRNPA2B1과 결합해 HIF-1α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번에 개발한 MO-2097는 3D 스페로이드 모델 및 대장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항암 효과를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제브라피쉬, 마우스 등의 동물모델에서는 낮은 독성을 나타내며 새로운 치료물질로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마우스 동물모델 실험에서 MO-2097의 항암효능 확인 A~C. 대장암 세포를 이용한 마우스 동물모델에서 MO-2097의 항암효과 확인 / D. MO-2097의 HIF-1α 표적 항암 효능을 단백질 형광 염색을 통한 확인
마우스 동물모델 실험에서 MO-2097의 항암효능 확인A~C. 대장암 세포를 이용한 마우스 동물모델에서 MO-2097의 항암효과 확인 / D. MO-2097의 HIF-1α 표적 항암 효능을 단백질 형광 염색을 통한 확인 ⓒ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연구책임자인 성낙균 생명연 박사는 "MO-2097은 암세포에는 효과적으로 작용하면서도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이 적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HIF-1α를 타겟으로 하는 항암제 연구를 위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의 실효화와 관련해서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가장 처음 단계로 볼 수 있다"며 "항암제를 비롯한 약물의 개발과정은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 전임상 시험이 가능한 최적화 물질을 확보하는 것을 현 단계에서 최종목적으로 한다면 2-4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후의 과정도 쉽지 않겠지만, 기술이전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실용화의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성 박사는 실용화를 위한 과제로 "물질의 용해도와 약물이 갖는 기본적인 문제가 여전한 관계로 최적화 연구가 필수적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는 암조직 특이적 물질기반 나노입자 개발을 통해 물성과 활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장암 환자유래 암오가노이드에서 MO-2097의 HIF-1α표적 항암효능 확인 A~B. 4명의 환자의 대장암 유래 암 오가노이드에서 항암효능 확인 / C. 1번 및 4번 환자의 대장암 유래 암 오가노이드에서 MO-2097의 HIF1-α 억제를 웨스턴블롯에서 확인 / D. 실제 환자 조직에서 HIF-1α 발현 양 확인, HIF-1α 발현이 높은 환자인 4번 환자에서 MO-2097의 표적 정도가 높음을 확인 / E. 암 오가노이드의 형광 염색을 통하여 MO-2097에 의한 세포사멸 확인.
대장암 환자유래 암오가노이드에서 MO-2097의 HIF-1α표적 항암효능 확인A~B. 4명의 환자의 대장암 유래 암 오가노이드에서 항암효능 확인 / C. 1번 및 4번 환자의 대장암 유래 암 오가노이드에서 MO-2097의 HIF1-α 억제를 웨스턴블롯에서 확인 / D. 실제 환자 조직에서 HIF-1α 발현 양 확인, HIF-1α 발현이 높은 환자인 4번 환자에서 MO-2097의 표적 정도가 높음을 확인 / E. 암 오가노이드의 형광 염색을 통하여 MO-2097에 의한 세포사멸 확인. ⓒ 한국생명과학연구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 집단연구지원사업 및 이공학학술연구기반구축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IF 11.4) 10월호에 게재됐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뽕나무 뿌리 추출물에서 고형암이 저산소 상황에서도 생장할 수 있게 하는 단백질을 제어하는 신규 항암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연구진.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뽕나무 뿌리 추출물에서 고형암이 저산소 상황에서도 생장할 수 있게 하는 단백질을 제어하는 신규 항암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연구진. ⓒ 한국생명과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뽕나무뿌리#항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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