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삽교호 야생생물 보호구역과 인근 갈대밭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지 1개월가량 지났다. 경찰은 여전히 사건을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와중에 갈대 훼손 범위가 충남 당진시뿐만 아니라 예산군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주민들이 갈대밭 훼손 범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것.
앞서 9월 15일 삽교호 하천 주변에서는 20만 평 규모에 달하는 갈대밭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엔 예산군에도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당진시민 A씨는 최근 이 사실을 예산군에도 알렸다. 예산군 피해 규모도 8만3000㎡(약 2만5000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축산용으로 쓰려고 갈대 훼손 한 듯"
당진시민의 신고를 받은 예산군(군수 최재구)은 최근 신암면 하평리 삽교호 하천에서도 갈대가 무단 채취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예산군 관계자는 21일 <오마이뉴스>에 "당진시와 경계에 있는 삽교호 하천에서 갈대가 무단 채취된 것을 확인하고 지난 1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어 "정확은 측량은 아직 어렵다. 다만 지도상으로 볼 때 8만3000㎡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173개의 마시멜로(갈대 묶음)도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예산군은 '갈대 채취가 허가 없이 이뤄졌다'는 점(하천법 33조 위반)을 근거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벌칙 조항을 담고 있는 하천법 95조는 하천을 훼손한 자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예산군에 이를 직접 신고 한 당진시민 A씨는 "갈대 밭 훼손 범위가 당진시를 넘어 예산군까지 이어졌다. 그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주민들은 갈대밭 훼손과 무단 채취가 벌써 여러해 동안 반복돼 일어나고 있다고 증언한다"며 "채취된 갈대는 (마시멜로 형태로 보관된 것으로 봐서는) 축산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삽교호 하천 주변뿐 아니라 일부 논에도 같은 회사 제품으로 추정되는 마시멜로가 쌓여 있다. 논에 있는 마시멜로를 가져가는 과정에서 갈대도 함께 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당진 경찰, "조만간 사건 종결" 시사
불법 채취된 갈대 일부는 여전히 마시멜로 형태로 하천변에 방치돼 있는 상태다.
당진시 건설과 관계자는 22일 "범인은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 경찰에서도 아직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삽교호) 주변에 CCTV가 있지만 확인이 쉽지 않은 것 같다. 현재 범인이 만들어 놓은 마시멜로도 아직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진 경찰서 관계자는 23일 '범인이 특정된 것인지'를 묻는 <오마이뉴스>에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면서도 "조만간 사건을 종결할 것 같다. 결과를 당진시에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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