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네 마트에 가면 많이 보이는 것이 있다. 고구마 수확 철이라서 상자로 쌓아놓고 파는데 작은 2킬로 상자부터 10킬로 상자까지 다양하게 판다. 밤고구마도 있고 호박고구마도 있다.
나는 겨울이면 에어프라이에 호박 고구마를 구워서 시원한 동치미와 먹는 것을 좋아한다. 매년 호박 고구마를 상자로 사고 간편 동치미를 만들어 먹는다(관련기사 :
엄마가 참 좋아했던 동치미, 이젠 딸인 제가 만듭니다).
주말에 쌍둥이 손자를 돌보는데 손자들이 고구마 요플레를 좋아한다. 에어프라이에 호박 고구마를 구워서 으깬 후에 요플레를 섞어서 주면 잘 먹는다. 포만감도 있어서 손자들 점심 한 끼로 충분하다.
고구마를 사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고구마를 많이 샀다며 한 상자를 갖다주었다. 아시는 분이 고구마 농사를 지었는데 팔아주려고 주문했다고 한다. 고구마 크기가 고르지 않아서 상품 가치는 떨어졌지만, 바로 캐서 싱싱해 보였다.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에 구워서 먹어보았다. 호박 고구마보다 달지 않았으나 제법 맛있었다. 고구마를 구워 먹거나 쪄먹는 것 말고 다른 음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딱 한 번 먹어 본 고구마 생채가 생각났다.
고구마 생채는 무 생채와 달리 아삭아삭한 것이 입맛이 돌았다. '그래, 요즘 환절기라 입맛도 없는데 만들어 보자' 생각하고 고구마 상자에서 가장 큰 고구마 하나를 골랐다.
우리 집 고구마 생채 만드는 법
(재료)
고구마 큰 거 하나(중간 크기는 두 개), 대파 1/2, 간 마늘 1T
(양념)
고춧가루 4T, 멸치 액젓 2T, 설탕 1T, 매실액 1T, 식초 5T(식성에 따라 조절), 참기름 1T, 소금 한 꼬짐, 통깨 넉넉히
(만드는 법)
1. 고구마를 씻어서 감자 칼로 껍질을 벗긴다.
2. 고구마는 두껍지 않게 채 썬다. 고구마가 단단하여 얇게 써는 것이 조금 힘들다.
3. 채 썬 고구마를 물에 담가서 한 번 씻은 후에 물에 10분 정도 담가서 전분기를 충분히 빼준다.
4. 고구마채를 건져서 한 번 더 씻은 후 거름망에 받쳐서 물기를 빼준다.
5. 대파를 잘게 썰고 간 마늘과 양념을 분량대로 넣어서 잘 섞어준다. 10분 정도 두고 숙성시킨다.
6. 고구마채가 부서지지 않도록 잘 달래서 양념이 골고루 섞이도록 무쳐준다. 무칠 때 조금 큰 볼에 넣고 무치면 부서지지 않고 좋다.
"어머! 이 맛 뭐지?"
고구마 생채가 정말 맛있었다. 옆에 누구라도 있으면 맛보라고 먹여주고 싶은 맛이다. 식초가 조금 많은가 걱정되었는데 시지도 짜지 않고 상큼한 맛이다. 마치 샐러드를 먹는 것처럼 아삭아삭한 게 자꾸 손이 가는 맛이다.
고구마 생채는 만들어서 오래 두지 말고 샐러드처럼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무 생채보다 단단해서 오래 씹어야 해서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고기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아삭아삭한 것이 정말 맛있다.
고구마가 많이 나는 요즈음 제철 고구마로 색다른 고구마 생채 만들어 환절기 입맛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고구마는 식이섬유도 많고 영양가도 풍부해서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꼭 한 번 만들어 드시길 추천한다. 만드는 법도 정말 간단하고, 만드는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