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전남도와 무안군을 향한 '함흥차사', '양심 불량' 발언을 공식으로 사과했지만, 광주 민간·군 통합공항 이전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화해 의사를 밝혔으나 무안군을 포함한 당사자들 간 군 공항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한 견해 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4일 오전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함흥차사', '양심 불량' 발언에 대해 "전남도의 노력이 폄훼되고, 무안군민의 마음에 상처가 생긴 것은 매우 미안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앞선 22일 국정감사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데 이어 두 번째 사과다.
이에 전남도는 입장을 내고 "무안군민의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주시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한다면 전남도는 광주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에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말한 것이 진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잘 협의해서 진행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의 사과를 김 지사와 전남도가 수용하며 시·도 간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공항 이전 문제 해결 방식을 놓고는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강 시장은 공항 이전 사업의 성공을 위한 정부와 민주당의 역할을 강조하며 '범정부협의체 운영'과 '민주당 특위 구성'을 요청했다.
그는 "정부는 범정부협의체 운영을 재개해 달라"며 "무안국제공항 건설, 광주-무안 고속도로 개통, KTX 무안 공항 경유 등 역대 정부의 성과를 잇는 민·군 통합공항 무안 이전을 통해 서남권 발전의 비전을 완성해달라"고 밝혔다.
민주당에는 "세 지자체장이 모두 속한 정당이기 때문에 특위를 구성해 당사자가 풀기 힘든 매듭을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3자 대화가 아닌 정부와 민주당의 중재와 설득으로 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이다.
반면 김 지사는 당사자 간 대화와 설득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대도시 단체장들은 지역의 군수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안군민 수용성이 공항 통합 이전에 중요하다. 주민 수용성 대표는 군수인 만큼 어떻게 하든지 만나서 대화하고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3자가 아니면 양자라도 만나 설득하는 등 진지하게 논의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 지사가 무안군 설득을 위한 광주시의 적극적인 역할과 자세를 주문했지만, 강 시장은 "더 이상 3자에게 맡겨 놔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무안군은 대화의 장에 나서는 것은 물론 군 공항 이전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무안군 측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군 공항 이전에 대해 단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으며 이를 원하지도 않는다는 견해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공항 이전 문제가 또다시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강 시장의 사과 발언은 사실 공항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사안은 아니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간 견해차가 큰 사안에 대해 정부나 민주당이 움직일 수 있는 보폭도 좁다. 이전을 위한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