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5일 오후 2시 13분]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컷오프됐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명씨의 도움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충성 맹세를 하고 다시 경선 기회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5일 <뉴스토마토>는 명씨와 김 지사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보도를 요약하면 명태균씨가 김진태 지사에게 김건희 여사가 가는 운동 시설( 골프연습장 또는 헬스장) 정보를 줬고, 김 지사가 김 여사를 만나 충성맹세를 하자 "선처하겠다"와 같은 비슷한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의원은 또 명씨에게서 경선 데드라인 날에 김 여사가 자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가 정진석 공관위원장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다는 내용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기사에 나온 이 의원의 발언을 보면 "내가 김진태한테 이 얘기를 지난번에 한 번 술 먹다가 했을 때, 김진태가 나한테 '대표님도 그거 아세요?' 이렇게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충성 맹세는 팩트?... 이준석 "확인 못했다"
하지만 이날 이준석 의원은 <뉴스토마토>의 보도에 대해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실'이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가 "김진태 후보가 김건희 여사를 만나서 일종의 충성맹세 같은 것을 한 다음에 마지막 날 경선이 결정된 것이다 그런 얘기를 했던데요. 이거 맞습니까?"라고 묻자 이 의원은 "그게 팩트인지는 모르겠다"면서 "그게 또 명태균 사장이 후일담으로 얘기하는 거잖아요. 제가 그래서 뭐라 그랬냐 하면 이거 나는 믿기가 어렵다라고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사가 무슨 대통령한테 전화기를 주면서 어떻게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인데요. 그건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명태균씨에게 들었다"면서 "그걸 듣고 제가 김진태 지사한테 확인했더니 대표님도 그걸 아세요? 그래서요. 그러면 김진태 지사는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그것도 명태균 사장한테 들었겠지요"라고 설명했습니다.
당무 개입, 공천 개입에 대한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이준석이 들은 얘기와 김진태가 들은 얘기가 명태균, 다시 명태균에게 간다"면서 "아무 의미 없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둘 다 명태균에게 들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진태 컷오프는 윤석열과의 악연 때문?
김진태 지사가 김건희 여사 만나 경선 기회를 얻었는지, 충성맹세를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컷오프됐던 김 지사가 다시 경선을 치른 사실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이하 공관위)는 당시 예비후보였던 김진태 현 강원지사를 컷오프하고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공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관위가 내세운 이유는 김 지사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이었지만 윤 대통령과의 악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을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청문회 전부터 "윤석열은 제가 잘 안다. 적폐수사 공로로 그 자리에 올랐지만, 본인 스스로가 적폐의 장본인이다. 청문회 날이 기다려진다"며 윤 후보를 노렸습니다.
김 의원은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윤 후보를 향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수사무마 의혹 등을 제기했고 "자세가 별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묻는데 피식피식 웃으면서"라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이에 반해 황상무 전 KBS 앵커는 대선 캠프 언론전략기획단장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TV토론을 돕는 등 신임을 얻었습니다.
컷오프 됐다 기사회생한 김진태, 어떻게?
김 지사는 2022년 4월 14일 강원지사 경선에서 컷오프되자 다음날부터 국회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준석 대표는 김 지사를 찾아가 공개적으로 "최고위에 강원지사 단수공천안이 상정되면 공관위에 재심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등 공개적으로 공관위 결정에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사흘 뒤인 2022년 4월 18일 컷오프 결정을 번복하고 김 지사에게 경선 기회를 준다고 발표합니다. 컷오프됐던 박성효 전 시장이 재심요구를 했다가 자진 불출마 선언을 한 사례와 비교하면 보기 드문 일이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김진태를 안 좋아해. 왜냐, 옛날 법사위 검찰총장 청문회 때 김진태가 자기 조진 것 때문에 김진태를 죽여버리고 싶어 했다"면서 "윤석열은 한 번 의심하면 되게 돌아버리거든. 그래서 무조건 김진태 안 준다. 정진석(당시 공관위원장)이 오더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원은 "그러니까 김진태가 갑자기 무슨 5·18 발언한 거 엮어가지고 컷오프 시킨 것"이라며 "그래서 황상무 나가서 지면 누가 책임지냐. 김진태 경선이라도 시켜라. 내가 그때 (농성장에) 이불도 (들고 갔다.) 그래도 정진석이 쌩 깠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경선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는 김영선 전 의원을 시작으로 박완수 경남지사에 이어 김진태 강원지사까지 여러 공천개입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공천개입은 국정농단이라고 볼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의혹이 사실인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이에 대해 김진태 지사측 관계자는 "일체 사실무근이며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하면서, "당시 단식농성하고 경선해서 공천받은 거 세상이 다 아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