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7일. 이승만 대통령이 비밀리에 대전으로 피난을 왔다. 충남도지사 관사가 임시 대통령 관사가 됐다. 이날 밤 역사적 사건인 이승만 대통령의 허위 방송이 이루어진다. 대전에 피난을 와서도 서울에 있는 것처럼 서울 시민들을 안심시키며 인민군이 서울 외곽에까지 쳐들어왔는데도 우리 국군이 의정부를 탈환하였으니, 생업에 전념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방송이었다. 이 방송을 믿고 서울 시민들이 피난을 못 가고 한강을 건너지 못해 엄청난 피해를 당하여야만 했다.' (KBS 대전 60년사, 대전방송총국 발행)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이승만 전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 자신은 대전으로 피난했으면서도 국민들에게는 국군을 믿고 자리를 지키라고 말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KBS 대전 60년사'(2003년 발행)에는 당시 상황을 지켜본 대전방송국 방송과장의 말을 인용, '허위 방송'이라고 못 박았다. 또 '방송을 믿고 서울 시민들이 피난을 못 가고 한강을 건너지 못해 엄청난 피해를 당하여야만 했다'고 기록했다.
이날 이승만 대통령 라디오 대국민 담화에 대한 역사적 사건을 담은 연극 '피란:사라진 시간'(연출 백훈기, 제작 아신컴퍼니,공연 시간 100분)이 대전 아산극장에서 개관했다. 연극 '피란:사라진 시간'은 6·25전쟁 발발 이틀 후인 1950년 6월 27일 저녁 대전 충남도지사 관사 촌에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당시 KBS 대전방송총국의 유병은 방송과장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허위 방송'이 송출되게 된 과정과 그 결과를 그대로 대사와 연기에 담았다.
'피란:사라진 시간'은 관객에게 묻는다. 그날 밤 방송에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고. 죄의식은 누구의 몫이냐고.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백훈기씨는 "전쟁 상황에서 다양한 인물을 통해 개인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라며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지난 25일부터 내달 3일까지 대전 아신극장 3관(화수 오후 5시, 목금 오후 7시 30분, 토일 오후 1시 30분, 5시 30분) 공연한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능하다. 전석 4만 원으로 화, 수 5시 공연의 경우 반값 할인( 성인 1만9900원, 청소년과 대학생 1만4900원) 금액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