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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차별금지법 처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차별금지법 처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유보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 논의를 두고 "훨씬 시급하고 중요한 당면 이슈들이 넘쳐난다"(이언주 최고위원),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고 정치·사회·종교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조승래 수석대변인)라는 입장을 재차 내놨다.

거대 야당이 차별금지법을 민생과 당면 정치 현안과 분리하면서 국회 차원의 차별금지법 논의와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정치·사회·종교계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7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가 광화문 등지에서 열렸다고 하는데 차별금지법은 현 22대 국회에서 아무도 발의한 의원이 없다. 21대 국회에서는 이상민 의원이 대표 발의했었는데 아시다시피 그분은 국민의힘으로 이적하신 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오히려 지금 우리나라는 김건희 특검 관철, 채 해병의 죽음과 수사외압의 진상규명과 함께 우크라이나전 불똥이 튀어 혹여라도 한반도에 전쟁이 날까, 우리 경제와 민생이 어찌 될까, 미 대선 이후 우리 경제 안보는 어찌 될까, 우리의 노후와 일자리 생존 문제 등 훨씬 시급하고 중요한 당면 이슈들이 넘쳐난다"라며 "아직 발의도 안 된 가상의 법을 두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은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 대변인도 차별금지법 추진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오마이뉴스>가 동성결혼 합법화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 입장을 묻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고 국민의힘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라며 "그 이슈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상황이고 그걸 어떻게 잘 토론하고 정리해 나갈 것인가는 정치권과 사회·종교계를 포함해 모든 주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이지,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에서 나온 입장은 앞서 차별금지법 처리와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발언한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회장 등 종교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동성결혼 합법화와 차별금지법 처리 문제에 대해 "지금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하다"라며 "오해를 완화하고 해소하되, 당장 엄청나게 시급한 일이냐는 부분에서 고려할 점도 있어서, 충분히 논의하고 사회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충분히 성숙된 다음 논의해도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이 대표가 줄곧 강조해 온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에서 차별금지법 문제를 분리한 것으로, 그동안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논리로 차별금지법에 반대해 온 보수 기독교계 눈치를 보느라 소수자 혐오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섰던 장혜영 전 의원이 속한 정의당은 지난 3일 논평에서 "법적 혼인 관계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혜택은 말할 것도 없고 일터와 삶터에서의 차별을 금지해 어떤 정체성을 지녔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별금지법"이라며 "동성혼 합법화와 차별금지법 역시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먹사니즘'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정치적 책임을 피해가지 마시라"라고 비판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장애·성적지향·출신국가·인종 등을 근거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다. 인권위는 2006년 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고, 지난 6월에는 22대 국회에 차별금지법 법제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월 한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개선 등을 권고했다.

다만 22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발의 및 처리를 위한 원내 여야 지도부 차원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차별금지법#이언주#민주당#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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