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정부는 지속적으로 금리를 높여갔다. 그렇게 오른 금리는 좀체 낮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난지원금을 풀고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소상공 자영업자들은 3년이라는 기간을 사실상 정부에 의존하다시피 하며 버텨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재난지원금이 중단되고 상환이 연기됐던 대출금리를 갚아야 할 때가 오자 문을 닫는 업소가 늘었다. 오르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도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했다.
소비자 가격을 올렸지만 매출은 예전만 같지 않았다. 음식업종은 반짝 배달 호황을 누렸지만 원재료값 상승과 배달 수수료에 치여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상업지역이나 상점가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다.
소상공 자영업자들의 현실과 목소리는 통계에서도 드러났다. 경기도 상권영향분석서비스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생활밀접업종(소매·서비스·음식업 93종)의 전체 점포 수는 예상과 달리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만 9203곳이던 점포는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 3만 880곳, 팬데믹이 끝난 2023년 말 3만2533곳으로 증가했다.<표1 참조>
프랜차이즈 증가… 음식업종 두드러져
그러나 점포 수 증가 속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프랜차이즈의 성장세다. 2019년~2023년 최근 5년간 일반 점포 수의 증가세는 둔화됐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종은 증가폭을 키우며 지속으로 증가했다. 2019년 전체 점포수 대비 일반 점포 수 비율은 87.9%→2023년 85.9%로 낮아졌다. 반면 프랜차이즈 점포 수 비율은 2019년 12.0%→14.1%로 높아졌다.
상업지역이나 상점가의 경우 미용실 등 서비스 업종이나 일부 고기 전문점 등을 제외하고, 치킨이나 퓨전음식점부터 한식까지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맹점 간판을 달고 영업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자기 자본이 많지 않아도 소상공진흥공단이나 경기신용보증기금, 프랜차이즈 본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출 등을 받아 창업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2년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신규 생활밀접업종이 문을 열었다. 지역과 상권에 따라 줄폐업이 이어졌지만 그 자리를 다른 프랜차이즈 점포가 메웠다. 특히 생활밀접업종 중 프랜차이즈 음식업종의 증가세와 비중이 눈에 띠었다.
2023년 용인시 전체 점포 수 3만 2553곳 중 음식업종은 32.1%인 1만 460곳으로 나타났다.<그래프2 참조>
반면 2023년 전체 프랜차이즈 점포수(4581곳) 대비 프랜차이즈 음식업종 비율은 55.1%(2524곳)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이같은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업계와 관련 단체는 보고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 음식업종은 2019년 1873곳에 불과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1년 2357것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2524곳으로 증가하는 등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어왔다.<그래프3참조>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증가세는 젊은 층이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처인구지주 장갑순 사무국장은 "식당 등 자영업하면 은퇴자들을 떠올리겠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의 창업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창업 관련 대출 프로그램이 많아 목돈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한데다 대개 프랜차이즈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음식업종의 경우 부침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손쉽게 창업하지만 생존율이 짧기 때문이다.
장 국장은 "초기에는 소위 개업발을 받아 장사가 좀 되긴 하겠지만 상권에 따라 경쟁이 치열한데다 고금리 영향으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권리금은 고사하고 원금도 못 받고 폐업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폐업 사례는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경기도 상권영향분석서비스에 의하면 2022년 3.3%인 1098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2.7%인 890곳은 이 기간 문을 닫았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더 두드러졌다. 2023년 1109곳(3.3%)이 새로 문을 연 반면, 3.0%에 달하는 1001곳이 폐업했다. 생존율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인데, 고금리가 가장 큰 영향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올해 10억 이상 와이페이 가맹점 400여 곳
자영업이라 해도 모두 어려운 것은 아니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가 있다. 경기지역화폐인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의 변화다.
용인시는 올해 8월 1일부터 기존 10억 원 이하로 제한했던 용인와이페이 가맹점 등록 연매출 기준을 12억 원 이하로 상향 조정했다.
연 매출이 근소하게 기준을 넘어 가맹점 등록을 할 수 없던 다수의 업체가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조치다.
특히 자영업의 어려움은 용인와이페이 가맹점 등록 취소 건수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와이페이 가맹점 등록 취소 업소는 모두 1827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억 원 초과로 가맹점 등록이 취소된 곳은 190곳에 달했다. 반면 나머지 1637곳은 폐업으로 등록이 취소됐다.
올해 하반기 와이페이 가맹점 등록 취소 역시 크게 늘었다. 용인시에 따르면 전체 1941곳이 가맹점 등록이 취소됐는데, 12억 원 초과 가맹점이 121곳에 이르렀다. 연 매출 30억 원을 넘긴 곳도 143곳에 달했다.
반면 81%에 달하는 1573곳은 폐업을 가맹점 등록이 취소됐다. 올해 10월 기준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의 71%인 1만9670곳은 연 매출 3억 원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소상공 자영업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연 매출 3~5억 원은 전체 13%인 3589곳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민생경제과 민생경제팀장은 "용인와이페이 가맹점이 늘고 있지만 폐업으로 가맹점 등록이 취소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자료를 분석해보면 가맹점 간, 업종 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