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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식 발표 전 본인의 공천 사실을 미리 알았던 정황이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김 전 의원의 공천이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정황들이 연일 추가로 제기되는 가운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재차 선을 긋고 나섰다. 하지만 해명하는 과정에서 명태균씨가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접촉했던 사실도 언급하면서, 명씨가 여권과 전방위적으로 접점을 가졌던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사에게 전화 왔는데, 김영선 걱정하지 마라고, 선물이래"

 명태균씨.
명태균씨. ⓒ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경향신문>은 28일 "2022년 5월 9일 김 전 의원과 김 전 의원 전직 보좌진 강혜경씨의 녹취록"을 보도하며, 회계 책임자 강혜경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무슨 축하 그런 소리 하지 마. 아직 모른다고 해야 돼"라고 대화한 내용을 전했다. 당시 공천 결과 발표일은 5월 10일이었는데, 하루 전에 미리 공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김 전 의원은 "가능한 한 주변 사람한테 알리지 마라. 공천이라는 게 방망이(의사봉) 치기 1~2분 전에도 쪽지가 들어와서 뒤집히는 수가 있다"라며 "지금부터 전화 오는 사람들은 다 첩자라고 생각하라"라고도 말했다.

<한겨레21>은 명태균씨와 강혜경씨가 이보다 앞선 5월 2일에 통화한 내용을 보도했다. 명태균씨는 "오늘 (김건희)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보고 고맙다고"라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라고 강혜경씨에게 당부했다. 공천 발표 8일 전에, 김건희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읽히는 대화가 있었던 셈이다.

이미 명씨는 당시 다른 인사의 공천을 밀었던 '윤핵관'과의 '파워 게임'에서 본인이 승리한 것처럼 이야기했던 게 확인되어 그 실체를 두고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명씨는 5월 9일, 다른 사람과의 통화에서 "사모(김건희)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라며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라고 말한 바 있다.

윤상현 "'내가 한 거다' 자기선전... 이준석, 공천 개입한 적 없다"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은 2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공관위에 보통 공관위원들이 10명이 넘는다. 또 당직자들도 이렇게 들어온다"라며 "그래서 공관위 세부 결정을 하기 전에 흐름을 거의 다 알게 된다"라고 해명했다. 명태균씨나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 사실을 미리 파악한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투이다.

윤 의원은 "보통 공천이 있기 전에는 대강의 내부 흐름을 알게 된다"라며 "공관위원들한테 수많은 사람이 전화한다. 전화를 해서 '누구 도와 달라', '뭐 어떻다' 하면 분위기를 안다"라고 이야기했다. "공천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한테 도와 달라고 한다"라며 "그걸 도와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공관위원들한테 전화도 하고 그러다가, 그게 A라는 사람인데, A라는 사람이 되는 분위기로 흘러가면 '이거 내가 한 거다' 이렇게 소위 말해서 자기선전을 한다"라고도 강조했다.

즉, 공천에 실제 영향을 끼치지 않은 인사도, 해당 공천이 본인의 공이라는 식으로 자랑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명태균씨 역시 공천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고, 역할이 없었음에도 공천 결과를 미리 파악해 본인이 만든 것처럼 홍보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영선 전 의원이 당시 지역구에 들인 노력과 경쟁력을 언급하며, 해당 전략공천이 타당한 공천이었음도 호소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거리를 뒀다. 윤 의원은 "이준석 의원 같은 경우 그때 당대표셨다. 당대표인데 원외였다"라며 "원래 이준석 당대표 스타일이 '그걸 어쩌라어쩌라' 개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준석 대표는 '형님이 알아서 하십시오' 이런 스타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당시 공천에 '개입한 적이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명태균이 연락했는지 기억 없다... 인요한이 '명이 찾아왔다' 이야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윤 의원은 당시 공천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전화가 온다.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전화해서 '누구 해달라' '누구 해달라' 저는 또 전화를 거의 받아주는 편이다"라며 "그래서 (명태균씨가) 연락했는지 안 했는지 그런 기억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공천 과정에서 명씨가 접촉을 해왔는지에 대해 "저는 그런 기억이 없다"라는 것.

윤 의원 본인은 명태균씨를 처음 만난 게 윤석열 대통령 후보 경선 캠프 때였다고 밝히며, "가끔 저한테 연락이 온다. 가끔 이제 만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1년에 한 번 정도 저한테 연락이 오는데 이 사람이 전략적 마인드도 있다. 전략가적인 면모도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하고 많이 교류를 한다"라면서도 "그런데 기본적인 사실에 대해서 과장하는 경향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예를 들어서 인요한 최고위원이 저하고 같은 상임위원회에 있는데, 명태균씨 얘기 나오니까 저보고 그러는 것이다"라며 "이 사람(명태균)이 혁신위원장 할 때 찾아왔다"라고 전했다. "자기(인요한)가 만나줬대"라며 "혁신위원장 (할 때) 오더니만 다짜고짜로 그런 얘기를 했다더라. '무슨 얘기를 합니까?' 그랬더니 '이준석을 데려다가 빨리 외교부 장관을 추천하라'고"라고 당시 대화를 전달했다.

윤 의원은 "그래서 인요한 최고위원이 그걸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자기는 뭐라고 얘기를 못하고, '대체 이 사람이 뭔가' (싶었다)"라고도 덧붙였다. "거기다가 자기는 '레이건 대통령이 예전에 이런 말을 했다. 믿어라, 그러나 검증해라(Trust But Verify)' 그래서 그 얘기를 (명씨에게) 해줬다더라. 그래서 그 다음부터 (명씨가) 안 왔다는 것이다"라는 설명이었다.

즉, 명태균씨가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이준석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재기용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인 의원은 이를 거절했고, 그 이후로는 명씨가 인 의원에게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인요한 의원은 당시 이준석 의원과 '도덕' 공방을 빚으며 여러 차례 갈등을 일으켰다. 또한 본인에게 '윤심'이 있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가 오히려 논란에 휩싸이며 견제받는 등 용산과의 관계도 아주 돈독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런 인 의원에게 이준석 의원의 장관 중용을 부탁했다는 건, 명씨의 정세 파악이나 상황 대처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는 대목이다.

#명태균#김건희여사#공천개입#국민의힘#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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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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