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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명태균씨와 관련된 질의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명태균씨와 관련된 질의를 하고 있다. ⓒ 이정민

"후보는 자기 유권자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대공약이 있어야 돼요. (그래서) 내가 오세훈 컨트롤하고, 조전혁 후보한테 팁 줬잖아요."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지난 10월 18일 창원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2시간 가량 대화하던 중 한 말이다. 그러더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전혁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자신의 말을 증명하겠단 취지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상대방은 "그럼요", "세 번이나 얘기했다" 등의 답으로 명씨의 말에 동조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명씨와의 관계를 부인해왔고, 조 전 후보는 그동안 명씨가 자신의 '영향력'과 관련해 거론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오마이뉴스>는 명씨와 통화 상대방 대화를 검증하기 위해 통화 중 명씨가 거론한 오 시장·조 전 후보 모두와 가까운 인물을 접촉했다. 이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명씨의 말을 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오 시장 측이 명씨를 만나 여론조사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은 있다'고 밝혔다.

명태균, 오세훈 복심 언급하며 "대가리 안 돌아가"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지난 10월 16일 오후 11시 5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를 찾아 패배를 인정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지난 10월 16일 오후 11시 5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를 찾아 패배를 인정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 소중한

명씨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주머니에서 돈을 안 내도 공감이 형성되고 지지를 올려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면 되는 게 선거"라며 돌연 '조 후보 측에 자신의 조언을 전달했다'는 보수쪽 인사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후보는 명씨와 A씨가 통화하기 이틀 전인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아래는 통화 내용 일부다.

명씨 : "후보는 자기 유권자, 모든 사람이 해당되는 대공약이 있어야 돼요. 그런데 그 사람(조전혁)이 얘기하는 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타파거든요."
A씨 : "맞아요."

명씨 : "서울 시민 유권자가 거의 800만 명 가까이 될 텐데 전교조에 해당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또 그 중 전교조를 반대하는 사람이 몇 프로나 되겠어요? 모든 서울시민이 다 찍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공약이 있어야 돼요."
A씨 : "그렇지."

명씨 : "그때 말씀하시길 내가 팁을 줬잖아. 그 공약을 했으면 이겼을 텐데."
A씨 : "제가 그래서 세 번이나 얘기를 했는데."

명씨는 상대방과의 통화에서 돌연 대화 주제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바꿨다. 명씨는 그동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오세훈 당시 후보를 당선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안철수 후보와의 (보수진영) 단일화 전략 등을 세웠다'고 주장해왔다.

이어지는 통화 내용이다.

명씨 : "내가 2021년 2월 오세훈 시장(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을 보고 이 사람은 머리가 돌아가지 않으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통해서 오세훈을 컨트롤했잖아. 김 전 위원장이 컨트롤한 거 그게 제가 한 거잖아요. 그거를 다 보셨잖아요."
A씨 : "그럼요. 시장님하고 저기하고 얘기했고, 다음에 강철원씨하고 연결이 돼 있었잖아요?"

명씨 : "맞아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했던 강철원씨가 대가리가 안 돌아가가지고, 저하고 김종인 위원장하고 같이 만나지 않으셨어요?"
A씨 : "저도 갔었죠."

명씨 : "몇 번 갔어요?"
A씨 : "한 두세 번 될 걸요?"

통화 종료 후 명씨는 기자에게 "나는 당신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안 그러면 보수가 2020년 4.15 총선(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박살이 났는데 정권을 가져오고 이준석과 오세훈이라는 사람이 10년 만에 나올 수 있었겠나"라고 강조했다.

명태균이 만났다는 강철원 전 서울시부시장... 만남 증언은 엇갈려

서울시청 국정감사 지난 10월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청 국정감사지난 10월 1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뉴스>는 오 시장 측근이자 조 후보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송주범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명씨가 통화에서 언급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이들은 명씨 역할은 부인했으나, '강 전 부시장이 명씨와 만나 여론조사 관련 대화를 나눴는지' 여부에 대해선 설명이 엇갈렸다.

송 전 부시장은 지난 10월 24일 통화에서 "저는 명씨를 아는 바 없고, 캠프나 조 후보에게 어떤 조언을 했는지 그 내용을 전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안철수 단일화를 위해 (개입)했다'고 하는데 무엇을 했나"라며 "당시 김종인 위원장은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에 반대했는데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명씨가 오 시장과의 만남을 얘기하며 강 전 부시장을 거론했다'는 기자의 말에 "강 전 부시장이 (명씨와)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강 전 부시장이) 얘기를 나눴고 '(명씨가)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 실질적인 로(RAW) 데이터를 받아봤는데 형편 없어서 싸웠다더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뭐라고 언급했는지 모르지만 만나기만 하면 다 개입인가"라며 "결론적으로 (명씨의 말이) 수용된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로 알려진 명씨는 2022년 5월 30일 직원 강혜경씨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선거, 서울에 한 번 1000개 (여론조사를) 돌려보세요. 1000개 바로 해서 바로 오늘 달라고 하네. 사모님(김 여사)이 이야기해서 궁금하대요"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송 전 부시장이 명씨와 만난 인물로 언급한 강 전 부시장은 만남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한 오 시장의 보좌관으로 시작해 지난 6월까지 정무부시장을 맡았으며 '복심'으로 꼽힌다.

강 전 부시장은 지난 10월 30일 전화 통화에서 "명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전 의원이 오 시장에게 뵙자고 얘기하면서 그때 동반한 사람"이라면서 "제 기억으로는 단둘이 만난 적 없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명씨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은 내가 만들었는데 오세훈은 모를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나"라며 "그 이야기는 자신이 이거저거 (역할)한 게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명태균#여론조사#오세훈#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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