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대표의 갈등이 보수 대통합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의 '통합'을 재차 주문하고 나섰다. "보수 대통합을 위해서 두 분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라며, 야권의 '탄핵' 움직임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는 '변화'를, 한 대표에게는 '리더십'을 주문했다.
윤상현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보수의 혁신과 통합' 세미나를 주최했다. 마침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이 있던 그 시각이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재섭 국민의힘 국회의원, 허은아 개혁신당 당 대표, 전원책 변호사 등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윤상현 "분열은 탄핵을 부른다... 대통령의 변화, 당 대표의 리더십 절실"
윤 의원은 "우리 국민의힘 당에 대한 분노와 슬픔 없이 사랑하는 것은 당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에 혁신을 하면서도 또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당 어떤가? 야당은 국회에서 집권여당이다"라며 "집권여당이 벌써 탄핵 '빌드업'을 시작한 지 한참 됐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심지어 이미 3~4주 전에 여기 국회에서 촛불 집회, 탄핵 집회를 열었다"라고 경고했다. "시민단체하고 합심해서 이제 본격적으로 탄핵 운동에 돌입하는 단계에 왔다"라며 "그게 바로 11월 2일부터 시작하는 집회인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그는 "이 집회를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라며 "우리가 뭉쳐야 한다. 쉽게 봐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제가 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옛날 2016년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하고 똑같다"라며 "2016년도 10~11월부터 시작되는 거하고 일이 똑같이 진행되고 있다. 한마디로 '기시감'이 든다"라는 우려였다.
윤 의원은 "분열은 결국 탄핵을 부른다"라며 "2004년도 노무현 대통령 탄핵 한번 보시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이 됐지만 새천년민주당-열린민주당으로 분열됐기 때문에 탄핵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 한번 보시라. 왜 탄핵됐느냐?"라며 "친박-비박 나눠서 결국 분열돼서 탄핵을 불렀다"라고도 덧붙였다.
결국 "야당의 거센 탄핵 열풍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똘똘 뭉쳐야 한다"라며 "대통령과 대표의 갈등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보수 대통합을 위해서 두 분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변화 그리고 당 대표의 전략적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보수 종말의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여당의 탄핵을 걱정하기 전에 우리의 현실을 인식하셔야 될 것 같다"라며 "대한민국 보수는 죽었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직시하셔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보수가 없는데 뭘 혁신하겠다고 하는 건가?"라며 "혁신하려는 의지는 둘째치고, 존재의 의미마저 상실한 것이 현재 대한민국 보수"라는 비판이었다.
그는 "보수 종말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라는 인물에 종속된 국민의힘의 이권 카르텔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과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는 책임과 혁신의 가치를 잃었다. 또 결국 보수를 철저히 망가뜨렸다"라고 날을 세웠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문제를 두고서는 "이렇게 과격하고 대책 없고 감성적인 보수가 세상에 있느냐?"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를 망가뜨린 것뿐만 아니라 보수를 능멸한 것"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허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 기조와 R&D 예산 삭감 논란을 짚으며 "세상에 이런 앞뒤가 안 맞는 행위가 어디 있느냐? 이게 보수다운가?"라고 지적했다. "애초에 원칙도 없고 또 국가재정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것"이라며, 공공기금을 끌어다 세수'펑크'를 막는 것을 두고 "세상에 이렇게 무능하고 대책 없는 정부, 보수가 어디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제가 국민의힘을 나오게 된 이유는, '국힘은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라고 답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책임지고 혁신하려는 자세가 도통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나왔다"라는 이야기였다. "국민의힘은 벌써 선거에서 여러 번 심판받고도 그게 심판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 이게 바로 구제불능 정당"이라고도 부연했다.
그는 "저와 개혁신당은 새로운 배를 만들고 있다. 제가 그 배의 선장 역할을 지금 맡고 있다"라며 "필요하시다면 캡틴 허, 저를 찾아주시기 바라겠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보수 대통합'을 제안하는 자리에 오히려 선을 긋고 나선 셈이다.
김재섭 "국민들은 보수 정당이 싸우는 것에 크게 관심 없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많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당내에서는 뭐 '이게 누구 파다, 누구 계파다'라고 해가지고 서로 싸움하는 양상처럼 돼버리니까, 보수를 지지하시는 분들도 '마음 둘 데가 없다' 이런 말씀들 굉장히 많이 하고 계시다"라며 "요즘에 저는 이제 보수가 뭔지에 대한 고민을 또 많이 하게 된다"라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산업화의 유산이 있지 않은 지도자가 보수 정당에서 대통령이 된 사례는 윤석열 대통령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직·간접적으로 산업화와 관련이 있는 분들이 국민의힘의 지도자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산업화와 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평했다. 이어 "윤석열이라는 지도자의 등장과 이재명이라는 지도자의 등장은 대한민국 정당사에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소설 <표범>에 등장하는 '우리가 바뀌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다 바꿔야 된다'라는 이야기를 인용하며 "사회적 재분배의 역할, 포용적 경제성장 정책이라든지 그리고 보수정당이 외면해 왔던 소수자 정책들, 복지 정책들 여기에 대한 적극적인 그리고 전향적인 고민들이 좀 많이 있어야 되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작금의 보수 정당이 어떤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이렇게 싸우는 것에 국민들은 크게 관심 없는 것 같다"라며 "우리는 굉장히 지엽적인 내용들로 분열되고 갈등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고려한 그리고 새로운 보수정당의 재정립을 위한 마음을 합쳤으면 좋겠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전원책 "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 성을 쌓으면 적이 모인다"
이날 가장 많은 시간 동안 마이크를 잡았던 전원책 변호사는 "<조선일보> 1면 헤드라인이 그렇다. '보수와 윤석열 정부가 지금 디커플링을 하고 있다' 그 말이 무슨 말인가?"라며 "그러면 윤석열 정부가 보수가 아니거나, 우리나라 보수주의가 딴 곳으로 흘러가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사실은 키웠다"라며 "솔직히 말해서 고참 부장검사가 5년 만에 대통령이 됐다. 그걸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한동훈이라는 지금 국민의힘 대표"라고 꼬집었다. "그분도 일선 지검장을 전혀 지내지 않고 법무부장관이 돼서 당 대표가 된 사람"이라며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지극히 짧았던 분들인데 지금 집권여당의 대표가 되어 있다는 얘기"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전 변호사는 "이게 한국적 현상인가? 아니면 아프리카 같은 급진적인 정치 변화가 일어나는 지역에 있어서 자주 보이는 그런 현상으로 이해를 해야 하느냐?"라며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대표 둘 다 한때 보수를 궤멸시킨 장본인으로 지목을 받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사람은 반드시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며 최근의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악화하는 민생 경제와 중산층 붕괴 문제를 심각하게 짚었다.
결국 "이제 사람 바꿔야 한다. 그냥 '사람 바꾸자, 바꾸자' 말만 하는데 정말 가차 없이 사람 바꿔야 한다"라며 "장관은 그냥 도구가 되어 있고 용산 대통령실의 비서들이 대통령 참모가 되어 있다. 그런데 그분들 중에 정말 자기를 희생을 해가면서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이 몇 분이나 될까?"라고 요구했다. 또한 "명색이 권력을 지향하는 정치인이라면 공과 사라도 제대로 구분을 좀 했으면 좋겠다"라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윤 대통령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라면서 "정치인은 무릇 역사 앞에 그리고 자기를 뽑아준 국민 앞에 겸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자기 반대자 앞에 겸허해야 한다. 자기 반대자 앞에 담을 쌓으면, 그 앞에 적이 생기기 시작한다"라는 경고였다. "성을 쌓으면 꼴보기 싫다고 성을 쌓으면 그러면 적이 모인다, 군대처럼"이라며 "그건 통치자가 반드시 생각해야 될 문제"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