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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 직후 서울 을지로 모습
해방 직후 서울 을지로 모습 ⓒ 대한민국

유림은 독립노농당을 창당하면서 <발기취지서>, <강령>, <결당선언문> 등에 이어 당의 <기본정책> 16개항을 공표했다. 선명한 아나키즘사회를 지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16개 기본정책

1. 국민의 평등과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민주 입헌정치를 실시한다.
2. 정치, 경제, 문화, 군사, 외교의 완전한 자주권을 확립한다.
3. 지방자치제와 직업자치제를 시행한다.
4. 중소 자산층을 주체로 한 부민주의(富民主義) 계획경제체제를 시행한다.
5. 국내 자본의 과도 집중과 외래 자본의 침략적 점탈을 방지한다.
6. 산업을 조직화하여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국민 생활의 평등한 향상을 기한다.
7. 농공을 병진하고 상호 조화를 기한다.
8. 독점성 사업과 대규모 기업은 국영 혹은 공영으로 하고, 중소 산업의 자유 발달을장려한다.
9. 토지는 경작자만이 소유권을 향유한다.
10. 신화폐제를 실시한다.
11. 국민의 개식(皆食), 개학(皆學), 개노(皆勞), 개병제(皆兵制)를 실시한다.
12. 국가는 모든 시책에서 농민, 노동자, 일반 근로대중의 자유 행복 발전을 옹호 조장한다.
13. 봉건 유풍과 권력주의 여습을 청소하고 과학적 평민 문화를 건설한다.
14. 평등 호혜의 외교를 전개하여 세계평화에 치력한다.
15. 지하자원을 적극 개발한다.
16. 국토 미화책을 적극 시행한다. (주석 1)

한 연구자는 독립노농당의 기본 정책을 분석하면서 '독노당이 아나키즘으로 가기 위한 과도적 성격의 정책'으로 정리한다.

이러한 당의 기본 정책으로 볼 때 우리는 독노당이 아나키즘으로 가기 위한 과도적 성격의 정책을 혼용하고 순화된 용어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 입헌정치를 실시한다든지 국가의 자주권을 행사한다든지, 또는 중소 자산층을 주체로 한 부민주의 계획경제를 실시한다는 내용은 아나키즘적 원칙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제3항의 지방자치제와 직업자치제는 아나키즘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대표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농공을 병진하고 상호 조화를 기한다는 항목과 토지는 경작자만이 소유권을 갖는다는 내용, 그리고 과학적 평민문화를 지향한다는 것은 아나키즘의 이론으로서 이러한 정책들은 그 성사 여부를 떠나 독노당이 최종적으로는 아나키즘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 조치를 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석 2)

주석
1> 구승희 외, <한국아나키즘100년>, 275~276쪽, 예학사, 2004.
2> 앞의 책, 276~277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단주 유림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유림평전#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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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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