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이 있듯 여행과 미식(美食)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다.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넘어, 그 지역의 문화와 생활을 깊이 경험하는 과정이다.
그 중에서 특히 음식은 여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역 맛집을 탐방하는 것 또한 여행의 한 과정이다. 최근에는 여행지를 결정할 때 음식이 1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식관광도시 도약에 올인했던 제천시, 지금은?
지난 민선7기 당시 제천시는 미식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주요 시정목표로 삼고 기반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제천시 관광미식과 내에 전담팀을 신설해 팀장 등 3명이 업무를 맡았다.
'맛의 도시 선포식', '게릴라 미식회' 등 관련 행사를 서울 등 곳곳에서 열며 제천 음식의 우수성을 알렸다. 해마다 핫앤스파이시푸드페스티벌도 열어 전국 어디에도 없는 매운 음식축제를 선점했다.
또 한방 건강 음식 브랜드인 '약채락' 업소(19곳), 착한가격 업소(33곳), 시·도 모범업소(70곳), 밥맛 좋은 집(14곳) 등 기관·부서별로 지정한 음식점 홍보도 강화했다.
당시에는 SNS 등을 통한 홍보도 강화하면서 음식을 관광정책의 핵심 분야로 삼았다.
반면 민선8기 제천시정에서 '미식'은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김창규 시장 취임과 함께 미식 전담팀은 해체됐고, 이를 담당하는 부서는 3곳으로 나뉘었다. 가스트로 투어 등 음식관광업무는 관광과가. 대표 음식인 약채락 업소 관리는 농업기술센터, 음식점 위생지도 등 관리는 보건소로 각각 분산했다.
미식관광의 추진동력이 급감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제천시의 내년도 미식 관련 사업 또한 평년 수준이다. 해마다 반복하는 맛집 선정에 이어 가스트로투어활성화, 음식관광홍보팸투어, 약채락 페스티벌 등에 그친다.
개인(업소)의 힘으로는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어 제천시가 홍보와 음식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요지부동인 격이다.
원주만두축제 50만 명... 지자체마다 음식 관광에 올인
원주시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중앙시장 일대에서 열린' 2024 원주만두축제'에 50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지난해(20만 명)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만두명인 쿠킹쇼, 만두방송국 진행을 비롯해 김치만두 빚기 체험, 원주만두 예술놀이터, 만두왕빅쇼 등 다채로운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선보이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산시는 올해부터 5년간 '글로벌 미식 관광 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미식 도시 부산을 알리기 위해 미식 로드 개발, 부산형 글로벌 미식 축제 개최 등의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청주시 역시 10월 말일부터 이달 2일까지 '2024 K-막걸리&못난이 김치 축제'를 열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는 음식관광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미식 콘텐츠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른 바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경쟁력으로 그 지역의 맛을 강조하며 관광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천 미식 관광의 쇠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임 시장의 흔적지우기 또는 행정의 일관성 결여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지역성과 전통성을 가진 로컬 음식은 탁월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을 다시 인식하고 제천시가 다양한 미식관광 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청정 자연환경을 지닌 제천지역 특성을 살린 음식들에 주목해야 한다. 경쟁에서 뒤지면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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