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인수만을 조건으로 무상사용기간 연장은 가능하지 않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면으로 서울시에 '세빛섬 사용기간 연장 및 시민이용 관련' 질의를 한 결과다. 세빛섬은 민간사업자가 투자해 건설하고 일정기간 운영한 뒤 공공에 돌려주는 'BOT(Built Operate Transfer)' 사업방식으로 진행돼 2014년부터 지금까지 민간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다.
반포한강공원에 자리잡은 세빛섬은 2009년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탄생했다. 효성티앤씨(주)·서울도시주택공사·대우건설 등이 1390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 (주)세빛섬의 지분 62.25%를 보유한 최대 주주 효성티앤씨가 2014년부터 직접 운영 중이다. 2034년까지 무상임대 후 시에 모든 사업시설물을 기부채납하고 이후 10년간은 유상임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2011년 9월 준공 당시 662억 원으로 예상됐던 민간자본 총투자비가 1390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30년 무상임대' 방식으로 협약을 변경한 바 있었지만, 이후 감사원 감사 등에서 지적을 받아 현재의 '20년 무상임대 후 기부채납, 이후 10년 유상임대' 협약으로 다시 변경됐다.
감사원 감사까지 거쳐 마련된 임대 조건이 10년 만에 다시 불거진 까닭은 효성티앤씨의 지분매각 가능성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이 효성티앤씨의 세빛섬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무상임대기간 연장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일각에서 제기된 것.
박 의원은 이와 관련 "(신세계백화점이) 무상사용기간을 10년 더 연장해서 '20년 무상사용, 10년 유상사용'으로, 총 30년 사용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실현된다면 세빛섬의 사업시설물은 예정된 2034년이 아닌 2044년에야 시로 기부채납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지분인수는 해당 기업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지분인수만을 조건으로 무상사용 기간 연장은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는 '(무상)사용기간 연장 관련 협의가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냐'는 질의에도 "(주)세빛섬에서 건의한 유무상 사용기간 연장과 관련해서는 2023년 2월 '세빛섬 건립방식의 기초가 된 민간투자법상의 규정 내용. 현 유무상 사용기간의 적정성, 운영 수익 및 실태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법적 검토가 선행돼야 함'을 알려드린 바가 있다"라며 "새로운 조건과 관련된 협의 사실은 없다"고 했다.
한편, 세빛섬은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2022년 말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효성티앤씨 등 주요 주주들은 매해 적자가 불어나고 대출이자가 급등하면서 1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다.
다만, 서울시는 작년 12월 '세빛섬이 올해 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고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열리면서 방문객이 2022년 대비 32% 대폭 증가하는 등 매출액이 상승했기 때문. 특히 서울시는 하천법 및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에 따라 규제를 받던 상업광고도 산업융합촉진법 규제특례제도 승인을 통해 세빛섬에서 가능해진 만큼 2024년 올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