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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뉴스를 보며 역사왜곡문제들이 너무 화가 나서 글을 썼습니다."
"창원대를 졸업하신 명태균 선배님. 선배님은 창원대의 수치입니다."
"대통령은 스스로 나서 전쟁도발을 하며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4일 저녁 국립창원대학교 곳곳에 붙은 대자보 일부 내용이다. 대학생들이 역사왜곡, 국정농단, 의료대란, 이태원 참사 등 여러 굵직한 사안들을 열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

대자보 내용은 크게 보면 4가지로, 대학생들이 직접 손글씨로 써서 게시판과 건물 벽 등 곳곳에 붙여 놓았다. 글쓴이들은 11~12월 사이 자진 철거하겠다는 안내도 해놓았다. 그런데 대자보가 붙은 지 하루만에 일부는 철거되었다.

이중 대자보 내용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민간인 명태균씨가 거론되어 관심을 끈다. 명씨는 창원대 출신이다.

"읽어보고 가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명씨를 거론하며 '부끄럽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해당 대자보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읽어 보고 가세요.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니 화가 나서 적습니다. 박근혜를 기억하십니까? 박근혜가 탄핵된 가장 큰 이유는 최순실의 꼭두각시였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똑 같습니다. 윤석열도 김건희에게 국정 전반을 맡기고 명태균 한 마디에 선거 공천에도 개입하는 등 범법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걸 국정농단이라고 한다지요.

창원대를 졸업하신 명태균 선배님. 선배님은 창원대의 수치입니다. 창원대 학생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대통령과 김건희, 명태균을 꼭 심판했으면 좋겠습니다. 진보, 보수, 중립, 무슨 상관입니까. 내가, 내 친구가, 내 가족이 살아갈 우리 사회를 위래서 뭐라도 하고 싶습니다. 힘을 보태주세요."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또 '대통령 탄핵'을 직접 거론해 놓은 대자보도 있다.

"치솟는 물가, 전공의가 없어 병원에서 무한 대기, 뉴스를 틀기만 하면 전쟁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대통령, 정치인들, 그리고 언론에서는 남과 북 누가 먼저 잘못 했는지, 누가 어떻게 도발 했는지를 계속해서 이야기 합니다. 더 이상 누군가 잘못 했다는 것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전쟁 불사', '선제타격' 등 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고 스스로 나서 전쟁도발을 하며 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사회를 만든 대통령을 다시 탄핵시켜내고 긴급재난 문자가 새벽에 울려 가슴 쓸어내리는 날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에 했던 경축사를 거론한 대자보도 있다. 글쓴이는 "그 연설을 듣고 더 이상 안녕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를 들어보셨습니까. 관련 기사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두 가지 모두 본 저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광복절 경축사는 대한의 독립을 기념하고 광복까지 독립을 위해 노력했던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며 일본의 만행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그들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올해 경축사에 '독립'이라는 단어는 단 3번 밖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이라는 단어는 단 1번, 그마저도 일본의 만행이 아닌 경제적 지표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반면 '통일'은 37번이나 사용되었습니다. 저는 통일을 언급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과 일본에 관한 내용을 제외하고 40분의 연설을 대한의 광복은 완전한 광복이 아니다. 통일이 진정한 광복이다라고만 이야기 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에 관한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그 연설을 듣고 더 이상 안녕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벌어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등 여러 사안을 거론한 대자보도 있다. 대학생들은 '윤석열 퇴진을 바라는 대학생 일동' 명의로 쓴 글에서 "모든 일에 원흉인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리는 것에 함께 해주세요"라고 했다.

"안녕들하십니까! 창원대 학우여러분! 최근 뉴스를 보며 역사왜곡 문제들이 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발행한 '대한민국 100년 통사'라는 역사책에 '5.18민주화운동이 국가에 유해한 반동, 반역이었다' 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소녀상 테러, '위안부는 매춘부' 발언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괴롭힘은 이어지고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려고 하면서 역사지우기를 하려 했고 일제의 강제동원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려고 도와주고 있고 독도를 일본에게 넘겨주려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역사왜곡 문제는 단순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이미 지나간 역사니 그냥 자기들 마음대로 바꿔도 된다고 생각하는, 나라에서 중요한 업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이 초등학생만도 못한 생각들로 그런 자리들에 앉아있구나 싶습니다. 역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하나의 서사이며 다시는 잊어선 안될 고유의 유산입니다. 대학생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이런 문제들에 맞서 싸울 것을 선언합니다.

창원대 학우 여러분! 이러한 문제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일에 원흉인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리는 것에 함께 해주세요. 함께 행동하면 못할 게 없습니다. 함께 합시다. 2024년 11월 4일. 윤석열 퇴진을 바라는 대학생 일동."

10‧29 이태원 참사를 거론한 대자보에서 대학생은 "우리는 놀든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언제나 안전할 권리가 있습니다"라고 했다.

"2년 전 이태원에서 159명의 사망은 소식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서울로 놀러간 친구들이 떠올라 급히 전화를 했고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날 이태원에서 수많은 청년들은 별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10년도 되지 않아서 어떻게 이런 아픈 참사가 되풀이 될까요.

유가족들의 아픔을 윤석열 정권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책임자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무죄로 풀어주었습니다. 이런 정권을 보며 우리 대학생들은 불안하고 무섭습니다. 우리는 놀든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언제나 안전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학우들과 나누고자 대자보를 씁니다. 윤석열 퇴진을 원하다면 누구나 함께 대자보를 써주세요."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국립창원대학교에 4일 저녁에 붙은 대자보. ⓒ 윤성효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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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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