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아래 혁신파크) 부지매각과 관련된 시민사회 측의 토론회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13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임규호 시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2)의 관련 질의와 요구 끝에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혁신파크 공공성을 지키는 서울네트워크·시민모임(이하 서울네트워크)'는 "서울시에서 기업에 용적률 상향 및 공공기여량 완화 등 각종 특혜를 주면서 부지를 헐값에 팔려 한다"면서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는 물론 관련 토론회를 할 것을 요구 중이었다.
특히 이들은 지난 7일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를 "요식행위"라고 비판하면서 무산시켰다. 주민들이 참석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설명회를 열면서 그 사실도 이틀 전에 고지하고, 당일 설명회 장소마저 바꿔버린 데 대한 '행동'이었다.
"서울시, 시민들과 혁신파크 토론회 하는 것 두렵나?"
임규호 시의원은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거론하면서 "서울시는 혁신파크와 관련해 시민들과 토론하는 게 두렵나"라고 물었다. 또 "아무리 좋은 사업이더라도 이렇게 불도저 막가파식으로 하면 반대 안할 것도 반대하게 되지 않겠나"라며 "제대로 된 설명회를 하고 토론회를 하자는데 계속 숨기려는 행태를 보이니깐 (주민설명회 무산과 같은) 그런 일이 생기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승원 본부장은 "주민 참여에는 법적으로 정한 방법 등이 있는데 토론회는 사업 시작 전에 하거나 비공식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토론회는 필요하다면 향후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토론회 개최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
이에 임 시의원은 "서울시는 시의회에 공유재산 민간매각을 위한 계획을 제출하기 전에 관련 기업설명회는 열었다. 시의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 거냐"라며 "기업설명회는 여는데 주민설명회를 못 열 이유가 없잖나"라고 되물었다.
김 본부장은 "도시관리계획 변경이라 공람·공고 등 공식 절차를 거치면서 주민설명회를 하는 것이고 토론회는 그런 공식 절차와 별개로 의견을 담는 것"이라며 "그런데 시민사회단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과거 혁신파크처럼 유지해달라는 주장을 펼쳐서 (서울시와) 의견 차이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 시의원은 거듭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시민 의견을 들을 공청회를 열고 토론회를 통해 혜안을 찾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이런 것도 못할 수준이라면 이 사업을 이렇게 빠르게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김 본부장은 "토론회부터 하자. 제가 주관하겠다. 시의회에 관련된 시민단체, 서울시 다 모여서 어떻게 공간을 재탄생시킬지 입장을 들어보자"는 그의 요구에 "저희가 토론회를 수용하도록 하겠다. 토론을 통해서 시민들이 원하는 부분을 전달하면 계획 심의수립 때 그런 부분이 반영되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토지매각 쉽지 않기 때문에 일찍 서두른 것"
한편, 김승원 본부장은 혁신파크 부지매각 관련 특혜 의혹 등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관련 질문에 용적률 상향 및 공공기여량 완화 등은 혁신파크만 아니라 강북 다른 지역에도 적용되는,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기업 입주 등) 기본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사업이다. 주변 강남북 균형발전과 교통문제도 완화된다"라며 "기존 균형발전 제도는 강남·북에 똑같이 적용되니 '이왕이면 강남에 투자한다'는 식으로 됐다. 그런 의미에서 추진하는 것인데 특혜라 생각하면 강북 재개발에 어려움이 좀 있다"고 밝혔다.
임 시의원은 지구단위 계획 등도 제대로 확정되지 않았는데 부지매각 등을 너무 서두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님 임기가 2년 남았고 정무적·정치적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너무 급속도로 방향을 잡다간 나중에 책임지실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급하게 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부동산 경기나 여러 문제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무적 판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모든 조건이 다 만족되고 모든 경기가 좋은 상태에서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게 당장 내년에 팔릴지, 5년 뒤에 팔릴지, 10년 뒤에 팔릴지 모르는 것"이라며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서둘러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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