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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만화에서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솟아난다는 식의 대사가 나오는 유명한 만화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자란 세대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유명했다. 보통 아이들이 시금치를 싫어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보는 만화에서 시금치가 몸에 좋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유치원 영양사로 근무하면서 아이들 영양교육을 할 때, 내가 "친구들은 야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을 하면 생각보다 야채를 잘 먹는 아이들이 많았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나 시금치 잘 먹는데"라고 하거나 혹은 "저는 당근, 브로콜리 잘 먹어요"라고 대답하고는 했다.

편식 심해서 야채 안 먹는 딸... 고민이 깊어졌다

내가 영양사로 있던 유치원에서 남의 아이들은 야채도 골고루 먹는데, 엄마가 영양사인 우리 딸은 어릴 때부터 편식이 심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야채를 잘 먹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날이 늘어갔다. 딸은 야채를 잘게 썰어 만드는 볶음밥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메뉴라고 할 정도였다.

나 또한 어릴 때 편식이 심해서 엄마가 밥 먹일 때마다 힘들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여러 가지 과일과 채소를 챙겨 먹는 수준이 되었다.

딸아이의 식습관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신랑 왈, "애들은 원래 몸에 좋은걸 안 먹어. 몸에 좋은 걸 먹는 나이는 지금 우리 나이 정도야. 나중에 어른 되면 다 먹을 테니까 너무 미리 걱정하지는 마"라고 말한다. 나의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물론 그렇겠지만, 그래도 엄마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시금치된장국 건새우 넣고 시금치된장국 끊이는 과정
시금치된장국건새우 넣고 시금치된장국 끊이는 과정 ⓒ 송미정

오늘은 겨울이면 더 달고 맛있어지는 시금치를 이용해서 아이들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시금치에는 비타민A, C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 외에 B, E, K가 들어있으며 철분 함량이 많으며 식이섬유, 인, 칼슘이 들어있으며, 각종 미네랄과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특히 시금치에는 엽산과 철분뿐 아니라 칼슘도 많이 들어있어서 임산부와 성장기 아이들에게 좋은 식재료 중 하나이다.

섬초, 포항초라는 이름의 겨울 시금치들은 이제 곧 마트에 많이 나올 것이다. 더구나 이 시금치들은 해풍을 맞고 자랐다는 공통점이다. 길이가 짧고 잎이 두꺼워 오랫동안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겨울철에 시금치로 따뜻한 된장국을 많이 끓이게 된다. 된장은 보통 물에 풀어서 국으로 끊이는 게 일반적인데 염분이 있는 된장을 똑똑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칼륨 함량이 높은 시금치를 넣어 끊이는 것이다. 시금치가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을 주니 염분도 잡고 맛도 올리는 금상첨화 방법이다.

다음 음식은 참기름 향이 솔솔 나는 시금치무침이다.

나물무침할 때는 잘 데치는 과정이 아주 중요하다. 조금만 오래 데치면 죽이 되어 먹을 수가 없게 된다.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시금치를 넣고 빠르게 빼내준다. '이렇게 금방 꺼낸다고?' 느낄 정도로 빠르게 뜨거운 물에서 빠르게 건져낸다. 물기를 짜고 갖은양념과 고소한 참기름,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반찬이 금방 완성된다.

시금치무침 참기름 향이 좋은 시금치나물
시금치무침참기름 향이 좋은 시금치나물 ⓒ 송미정

시금치는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다른 여러 재료들과 먹어도 조화롭고 좋다. 특히 엄마표 김밥에는 고소한 참기름을 무친 시금치가 들어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

시금치는 김밥에 들어가면 김밥 맛이 훨씬 맛있어지고 또 잡채에 들어가면 잡채의 맛이 훨씬 좋아진다.

이번엔 비주얼이 한몫하는 시금치프리타타이다. 이름만 어렵지 서양식 시금치계란피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만약 집에 토마토, 계란이 있으면 만들어볼 수 있다. 포만감을 위해 닭가슴살을 넣어도 좋고 베이컨을 넣어도 좋다.

아이들 간식으로 만들기도 좋고 다이어트하시는 분들 식단으로 먹어도 손색이 없다. 만드는 방법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닭가슴살 혹은 베이컨을 볶아주고, 씻어둔 시금치를 넣고 볶다가, 계란을 풀어 그 위에 부어주고 토마토를 슬라이스해 위에 올려준다. 약불로 뚜껑을 덮고 익혀주면 완성이다.

시금치프리타타 시금치프리타타를 완성한 모습
시금치프리타타시금치프리타타를 완성한 모습 ⓒ 송미정

멀리서 보면 페퍼로니피자 같이 보인다. 그 위에 체다치즈나 모차렐라 치즈 올리면 훨씬 근사한 요리가 된다.

마지막으로 시금치페스토로 만드는 스파게티이다. 보통은 바질로 페스토를 많이 만드는데 시금치로 만들어서 시금치파스타를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처음엔 초록색의 음식을 보고 아이들이 '뜨악' 할 수도 있지만, 한입 먹어보면 '우와~'로 바뀌게 하는 음식이다.

시금치스파게티 시금치페스토를 활용해 만든 스파게티
시금치스파게티시금치페스토를 활용해 만든 스파게티 ⓒ 송미정

시금치페스토를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데친 시금치와 아몬드(호두 혹은 잣)와 올리브유, 파마산치즈를 넣고 믹서에 돌리면 페스토는 완성된다.

그 뒤 스파게티 면을 삶고, 미리 만들어 둔 페스토를 넣고 섞어주면 스파게티 완성이다. 여기에 만약 새우나 페퍼론치노를 넣어주면 훨씬 맛있는 시금치스파게티가 된다.

얼고 녹기를 반복한 겨울 시금치가 여름 시금치 보다 훨씬 당도가 높다고 하니, 곧 돌아오는 겨울에 몸에 좋은 시금치, 요리에 활용해서 많이 드시기를 바란다.



#시금치#시금치활용요리#겨울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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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와 강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 건강하고 영양 좋은 음식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직영양사가 알려주는 우리집 저염밥상> 전자책 발행하였으며 <옆집 영양사 언니>로 블로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브런치 작가로 일상의 요리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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