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화위) 상임위원이 최근 충남을 방문했지만 유족들과의 만남 자리에 나서지 않아 일부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 이 위원은 지난 7월 '유가족 수사의뢰'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옥남 위원은 유가족들에 대한 '수사 의뢰'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앞서 지난 7월 2일 피학살자유족회원 20여 명은 '진화위 조사 지연'에 항의하며 진화위 복도에서 농성을 벌였다. 유족들은 김광동 진화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유족 중 일부가 이옥남 상임의원의 방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옥남 위원은 이날 '상임위원실을 무단 침입한 성명 불상 여성 등'을 위원회 차원의 수사의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9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내포신도시 충남교육청 대강당에서는 '제74주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제9회 충첨남도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옥남 진화위상임위원, 김지철 충남교육감, 김용일 충남유족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옥남 위원은 '유가족 수사의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오마이뉴스>에 "지금 차가 막혀서 바로 가야 한다. 죄송하다"라며 "유족들을 고발한 적은 없다"고 짧게 답변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위원은 유족 대표들의 '차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김용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충남유족회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이옥남 위원장과 차담이 약속되어 있었는데, 바쁘다며 자를 떠났다. 유족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충남유족회 사무국 관계자도 "이옥남 위원과 유족 대표들이 간단하게 차담을 가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라며 "진화위 결정문이 내려오지 않은 곳도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나눌(건의할) 이야기가 있었다. 전국적으로 다 비슷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홍성의 경우에도 보도연맹 사건 11건에 대한 것만 결정문이 내려왔고, 부역 혐의 42건에 대한 결정문이 내려오지 않았다"라고 아쉬워했다.
기자는 18일 '검찰에 유가족들을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낼 의사가 있는지'를 묻기 위해 이옥남 위원에게 추가로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 상임위원의 비서실 관계자는 "위원님에게 (오마이뉴스에서) 전화 온 것을 말씀드렸다. 전화는 따로 안 해 도 될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옥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상임위원은 지난 16일 충남 추모제에서 김광동 진화위원장의 추모사를 대독했다.
이 위원은 추모사 대독을 통해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전후로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합동추모제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침략으로 발생한 한국전쟁은 우리사회에 많은 고통과 슬픔을 남겼다. 그로부터 74년 동안 사랑하는 가족의 억울한 죽음에 깊은 슬픔과 상처를 간직하며 살아오셔야만 했던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기 진실화해 위원회는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희생사건 1408건을 신청 받아 '진실 규명결정'을 포함, 현재 569건을 처리했다. 나머지 사건도 조속히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아픔을 치료하고 국민화해와 화합의 디딤돌을 놓기 위한 여러 방안을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앞으로 진화위는 은폐되고 왜곡된 진실을 밝혀내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과거일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 충남 유가족 차담 요청에 응하지 않은 진화위 상임위원... "아쉬워"
|
ⓒ 이재환 |
관련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