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가 폐지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이 재의 요구를 했고, 학부모·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조례 폐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이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조례 부활을 요구했다.
경남도의회는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아 지난 10월 15일 열린 제41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62명 가운데 찬성 46명, 반대 5명, 기권 11명으로 '경상남도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경남도의회는 4명만 더불어민주당이고 나머지는 모두 국민의힘이다.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는 2021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일 때 만들어졌고, 3년만에 폐지 수순을 밟은 것이다. 이 조례에 따라 매년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통해 마을강사·마을배움터를 운영해 왔는데, 조례 폐지로 못하게 된 것이다.
경남도교육청은 2024년 예산 117억 원을 들여 1000여 개의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8개 시·군 초중고교 177개 학교와 210개 학급이 마을연계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마을배움터·체험처 528곳과 행복마을학교 9곳도 운영되고 있다. 마을강사는 1164명이 활동하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 지원 조례는 2015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현재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다. 경남에서 폐지가 된다면 전국 처음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경남도의회에서 조례 폐지안 통과 이후 시·군교육지원청을 돌며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왔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회에 재의 요구를 했다.
경남도의회는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재의 요구안을 상정해 재표결할 예정이다. 조례안 재의는 재적의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2/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학교비정규직 "꼭 필요한 사업, 반드시 지속되어야"
이런 가운데 조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9일 낸 자료를 통해 "이 조례는 학교, 마을, 지역사회가 연대하고 협력하는 교육생태계 조성을 위해 경상남도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규정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시대, 공동체가 붕괴되는 시대에, 온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운다는 가치로 시작된 마을교육공동체는 시대에 걸맞는, 꼭 필요한 사업이며, 반드시 지속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의 배움은 학교라는 공간을 넘어 마을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하여 주민과 함께 그 속에서 성장할 때 그 지역사회는 지속 가능한 교육생태계가 이루어지고, 인구 위기에 놓인 지역 소멸을 막아 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폐지가 아니라 조례를 통해 더욱더 확장 시켜나가야 한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인구의 유출을 억제하는 것만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라며 "조례가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남도의회에 이들은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이 조례를 결국 폐지하여 도민들의 뜻을 저버린다면, 도민들의 대표기관이라는 이름에 부끄러운 시대착오적이며 왜곡된 정치인이라는 낙인만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아이들을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경상남도의회의 행태를 규탄한다", "경남도의회는 '경상남도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를 부활시켜라"고 촉구했다.
비상대책위는 "더 나은 경남을 만들려면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가 필요하다"라며 "경남도의회는 재의 요구에 신속히 응해 2025학년도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남교육연대는 20일 오후 1시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부활 요구 기자회견"을 연다.
바른가치수호 경남도민연합 보수 성향 단체들은 조례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