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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박민 사장이 대통령실로부터 교체 사실을 미리 전해 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KBS 사장 선임에 대한 대통령실 개입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김건희 명품백을 파우치라고 한 박장범 후보자가 김건희 여사의 낙점으로 발탁됐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8~20일까지 사흘간 치러진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대통령실이 사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를 선임하기 전, 박민 현 사장이 용산 대통령실 측으로부터 사장 후보자 면접 전 교체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서 안양봉 KBS 기자는 "박민 사장이 '면접하기 전날인 22일 용산에서 본인한테 (자신이) 교체된다고 통보했다'라고 한 말을 23일 저녁에 들었다"고 말했다. 안 기자는 이영일 KBS 노사협력주간으로부터 이같은 말을 들었다고 했다. KBS 이사회가 10월 23일 사장 후보자 면접과 후보자 추천을 진행하기 전인 22일, 대통령실에서 박민 사장에게 교체를 통보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영일 주간은 "사실이 아니다, 제가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뒤이어 다시 마이크를 잡은 안양봉 기자의 더욱 구체적인 발언이 나왔다. 안 기자는 "(사장 후보자 결과가 나온) 23일 저녁 일정을 마치고 동료 2명과 회사 앞 치킨집에 있었다, 이영일 주간은 다른 분과 자리를 하고 있었다"라면서 "이영일 주간과 입사 동기인 분에게 (사장 선임 결과) 물어보라고 했고, 그 친구가 이영일 주간에게 얘기를 듣고 온 것"이라고 했다.

안 기자는 이어 "너무 깜짝 놀라서 나중에 제가 또 물어봤다, 이영일 주간은 '전날(면접 전날) 박민 사장한테 용산에서 교체된다는 통보를 했다', '퇴근해서 핵심 참모들과 함께 저녁 자리를 박민 사장이 가졌다', '그 자리에서 교체된다는 얘기를 박민 사장에게 전달했다고 하더라'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대통령실, KBS 사장 선임 과정 개입했나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회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회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유성호

20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정재준 KBS 기자가 출석해 같은 증언을 했다. 정재준 기자는 "이사회가 끝나고 저희가 집회를 한 뒤, 회사 근처 치킨집에 갔다"라면서 "치킨집에 이영일 주간이 있었는데, 사장이 파격적으로 (박장범이) 된 부분에 대해 궁금해서 물었다, '어제 저녁에 알고 저녁에 미리 회식했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이영일 주간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관련해 정 기자는 "당시 제가 분명히 들었고, 또 다른 한 분이 직접 한 번 더 확인했다"라면서 "2명이 그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것을 맞지 않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증언은 공영방송 사장 선임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하고, 사전 정리까지 마쳤다는 것인데, 대통령실 차원의 'KBS 장악' 게이트로 이어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의혹이 터져 나오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의 불법성을 따져보기 위해, 오는 25일 오전 10시 KBS 이사회에 대한 현장 검증을 하기로 의결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KBS 이사회의 사장 면접과 선임 절차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고, 용산, 특히 김건희 라인의 오더라고 강력한 의심을 한다"라고 말했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는 지난 2월 방송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 가방에 대해 '파우치'라고 말한 앵커 출신 기자다.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박민 사장처럼 단순히 정권 의혹을 가리는 수준이 아니라 디올 백을 파우치라고 포장했던 것처럼 의혹을 가리는 수준을 넘어 정권을 비호하라는 신호가 아닌가 본다"라고 말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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