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의지는 확실합니다. 본인이 결코 꽃뱀도 아니고 속된말로 먼저 꼬리를 쳤다거나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명예가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해결할 겁니다."
한샘 신입사원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상균 변호사가 지난 7일 오마이TV를 만났을 때 시종일관 강조한 말이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지난 6일 검찰에 수사 기록 검토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성폭행 사건 수사 기록을 살펴본 후 재고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샘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지난 4일 성폭행범으로 지목당한 한샘 교육담당자가 신입직원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한샘 신입직원 성폭행 사건을 놓고 '상호 호감을 전제로 한 성관계가 아니었느냐'는 반론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성폭행 피해자 A씨와 가족들은 자신들의 입장문을 김 변호사를 통해 다시 알리게 된 것이다.
사건은 이렇다. 한샘 신입사원 A씨는 지난달 29일 '네이트판' 게시판에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회사 직원들로부터 잇따라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실제로 A씨의 동기는 지난해 12월 회식 때 화장실에서 A씨를 향해 몰래카메라 촬영을 시도했다. 몰카를 찍은 동기 남자직원은 퇴사 조처됐고 재범으로 인해 구속된 상황이다.
몰카 피해자 A씨는 치유 받는 과정에서 또 다른 성범죄 피해를 당한다. 그것도 믿고 의지했던 한샘의 교육담당자와 인사팀장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 교육담당자는 신입사원 교육을 담당했던 인물로, 몰카 사건 이후 A씨를 직간접적으로 도왔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13일 밤 두 사람은 술을 함께 마셨다. 이 과정에서 '교육담당자가 집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하고선 모텔로 끌고 가 두 차례 성폭행했다'는 것이 신입사원 A씨의 주장이다.
한샘 측은 성폭행 사건이 접수된 뒤, 1월 24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교육담당자를 '징계해고'한다. 그러나 법무팀에서 인사팀으로 성폭행 사건이 이첩된 뒤 상황이 뒤틀린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새로 사건을 맡은 인사팀장은 해고 등을 언급하며 강압적으로 A씨를 회유하면서 성폭행 사건의 은폐 축소를 위해 허위진술을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또 성폭행으로 이미 해고통지를 받은 교육담당자는 사건이 발생한 뒤 지속적으로 A씨 집에 찾아와 위협을 하며 고소를 포기할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갓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 A씨는 인사팀장의 강압적인 태도와 회유, 해고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사팀장이 제시한 교육담당자에 대한 고소 포기에 동의한다. 해고통보를 받았던 교육담당자는 정직 3개월과 전보 조치로 경감됐다. 검찰도 교육담당자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는 진술을 바꿨다는 이유로 6개월간 감봉 10%의 징계를 받았다.
피해자의 고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개월 뒤, 피해자 A씨를 향해 사건을 주도적으로 처리한 인사팀장이 성희롱과 성폭력을 시도를 했다. 인사팀장은 "주말에 부산 출장 이후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부산 호텔로 신입사원 A씨를 불렀다. 그러면서 A씨를 향해 "그렇게 앉아 있으면 너무 섹시하잖아" "여자가 흥분을 하면 윤활액이 나오는데 당신의 몸은 이미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성희롱했다. 피해자 A씨가 강하게 반발하자 두 팔을 잡고 '침대에 누울 것'을 강요했다. 한샘측은 인사팀장에 대해 풍기문란을 이유로 6개월 동안 10% 감봉 조치를 내렸다. 이후 한샘측은 인사팀장이 허위진술을 요구한 점을 들어 해고조치 한다.
원래대로라면 피해자 A씨는 11월 1일 복직을 앞두고 있었다. 교육담당자와 인사팀장까지 성범죄를 시도했던 상황에서,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첫 회사이자 힘들게 들어온 회사라서 꾹 참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복직을 앞두고 A씨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 "가해인 교육담당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말을 듣게 됐다. 피해자는 스스로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네이트판에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오마이TV는 지난 7일 오후, 한샘 성폭행 피해자의 법률대리인 김상균 변호사를 직접 만나 한샘 성폭행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하나하나 들어봤다.
피해자측의 대리인이 전한 성폭행 사건의 진짜 이야기,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 김종훈 기자 / 영상취재: 조민웅 기자)
ⓒ조민웅 | 2017.11.08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