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이)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혼인을 안 했다는 이유로 미혼모가 불쌍하대요. 정말 말이 안 되죠 그거는."
그녀는 당당했다. 지난 9일 서울 대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소미(29)씨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둘러싸인 미혼모라기보다 성실하고 당당한 ‘워킹맘’에 가까웠다. 일곱 살 아들 한결이와 둘이 살고 있는 그녀는 “미혼모들이 계속 움츠러들어 있으면,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밖으로) 나와서 ‘나는 미혼모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작성된 통계청의 ‘2015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국내 비혼모의 수는 2만5000명 정도다. 이들은 아이를 가지는 순간 가족과 사회로부터 ‘낙인’이 찍힌 채 고립되기 일쑤다. 출산과 양육, 경제 활동에서의 어려움은 더욱 심하다. 지난해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미혼모 차별 경험’을 공동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207명 중 월평균소득이 아예 없거나 100만 원 이하의 비혼모가 85명(41.1%)이나 됐다.
최씨는 비혼모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정서적 지원’을 꼽기도 했다. 그는 “임신했을 때는 엄마들이 정서적인 게 제일 중요하다. 뱃 속의 아이도 배우기 때문”이라면서 “무엇보다 일대일 멘토 서비스라든지 정서적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그녀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한부모가정’ 창작뮤지컬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대사를 물었다. 그녀는 공연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이 불렀던 노래로 답했다.
‘난 내가 이겨낼 줄 몰랐어. 사람들 시선이 너무 따가워.
난 내가 이겨낼 줄 몰랐어. 혼자서 견뎌내기 힘들었지.’
(기획·제작: 조민웅 기자 / 영상취재: 김혜주, 이승열, 조민웅 기자)
ⓒ조민웅 | 2017.12.13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