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총선연대 버스투어 특별취재단
현장취재 : 이병한(핸드폰 송고), 이종호(사진) 기자
오마이뉴스 편집국 : 정리 홍성식 기자


오후 7시 35분 -- 제 34 신 '강철체력' 버스투어단

저녁식사를 마친 투어단은 7시 35분 대구총선연대 사무실에서 지방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는 박원순 대표, 장원 대변인, 정대화 정책대변인, 박재율 부산총선연대 대표, 최병두 대구총선연대 대표와 영남일보, 매일신문, 대구방송, 기독교 대구방송, 불교대구방송 등.

전국 버스투어의 중간평가를 묻는 질문에 박원순 대표는 "처음에는 걱정을(돌이라도 맞을까봐) 많이 했는데, 지역의 민심이 그렇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지역주민들의 민심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성공적이라고도 실패라고도 판단을 내리지 않는 유보적인 발언이다.

이 곳은 대구시내 숙소 옆에 있는 PC방. 핸드폰으로만 현장소식을 전하다가 처음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켰다.

유세를 하는 정당도 아닌 시민단체들이 선거를 맞아 전국을 돌며 버스투어를 하면서 선거에 대한 대유권자 접촉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생각된다. 그만큼 의미도 크다.

하지만 시민들의 호응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다. 말그대로 호남에서 '무조건 민주당을 찍지 말자'고 해도 영남에서 '무조건 한나라당을 찍지 말자'고 해도 돌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어느정도 공감을 얻을 정도.

준비가 미숙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너무 무리한 일정이나, 지역과 중앙의 유기적인 준비부족, 문화행사의 부족 등. 전체적으로 길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이제까지의 행사에서 문화공연이 등장했던 것은 오늘 대구집회에서가 처음이었다.

급박한 일정에 맞추느라 지역주민의 반응은 미쳐 체크하지도 못한 채 일방적으로 말하고 빨리 버스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화순, 진해같은 곳은 버스가 한번 지나가는 것으로 끝이었다. 전체적으로 20대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을 만한 행사가 아쉽다.

버스투어 3일째.
아직 전체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일요일까지 4일이나 남았다. 다만 조심스럽게 유권자들의 정치냉소주의 '확인'과 일부 지역의 가능성 '확인'이라고 중간 평가를 내려본다. 아직까지 20대 젊은이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적극적인 발언과 호응은 오히려 30~40대 유권자들이다.

밤 9시경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대구 동천유원지 부근에서 술자리를 하고 있다. 강철체력이다. 박원순 대표와 최열 대표는 50대인데. 최 대표는 예천총선연대 발족식에 참석한 후 지금 대구로 다시 오는 중이다.

오후 5시 30분 -- 제 33 신 "이제까지 행사중 가장 좋았어요"

집회 취재 경쟁에 못보던 카메라가 있다. NHK. 일본 기자가 연신 취재에 분주하다. 그는 "시민단체가 선거에 이렇게 참여하는 것은 일본에서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장원 대변인은 버스투어 전날 전남 진도에서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는 일류가 아니지만 시민운동은 일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가 한국의 낙천 낙선 운동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한시간 반 동안 진행된 집회.
그동안 대구백화점 앞을 지나다 '유권자 약속'에 서명한 시민들은 190명에 달한다. 염광희(자원봉사자)씨는 "이제까지 중 제일 호응이 좋다"며 "특히 젊은이들의 참여가 많았다"고 말했다.

주변을 오가는 20대 젊은이 반응은 두가지로 구분된다.
총선연대가 무얼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자신은 정치 같은 것에 관심이 없다는 사람들과 적극 지지하며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는 사람들이다. 아직은 첫 번째 반응(무관심)이 많은 듯 보인다.

대구백화점 앞을 지나던 사람듣과의 짧은 일문일답

누군가를 기다리던 20대 중반의 젊은 여성

- 이게 무슨 집회인지 아십니까?
"몰라요. 난 정치 같은 것에 관심 없어요.

안동카톨릭 상지대 학생인 곽효선(간호학과 98학번)씨

- 지금 서명을 했는데 주변의 많은 친구들은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나요?
"정치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인식이 박혀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과거를 되풀이하지 말아야겠죠"

5시 10분 경. 집회를 마친 참석자 50여명이 피켓을 들고 대구백화점에서부터 대구중부국채보상기념공원 까지 약 3킬로를 행진하고 있다. 오늘은 대구에서 숙박이다.

현재 박원순 위원장은 대구대에서, 장원 대변인은 영남대에서 강의중이며, 최열 대표는 대구결의대회 중반 예천총선연대 발족식 참석을 위해 예천으로 떠났다.

오후 3시 10분 -- 제 32 신 "대문 활짝 열어놓고 사는 세상이면 좋겠네"

대구는 따뜻했다.
3시 10분 대구백화점 앞에 내린 버스투어단 일행은 잘 마련된 무대와 마이크 시설, 간의 의자에 놀랐다.
'망국적 지역감정 타파와 부패무능 정치 청산, 전국버스투어단 환영 및 대구결의대회'
이제까지의 단조로운 인사, 연설 집회와는 달리 50여명의 회원들은 흰색장갑에 레드카드를 들도 손을 흔들어 댔고, 연설과 함께 문화행사가 적절히 진행되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른 어린이 노래모임 '아름나라'의 윤정득(신흥초등학교 6학년), 송도경(고대부속초등학교 6학년) 두 어린이는 이 집회가 무슨 집회이냐는 질문에 "선거요~ 바르게 하자고요~" 라고 쉽게 답했다.

엄마가 노래 잘 하고 오라고 했다는 어린이들. 잠시 그들의 노래를 감상해 보자.

'사람사는 나라' - 박정은 글
동화와 동요를 만드는 어른들과
그걸 읽고 부르는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면 좋겠네.
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내려앉는
끔찍하고 말도 안되는 소설이 아니라
대문 활짝 열어놓고 커다란 나무아래서 노래하며 살수 있는
그런 세상이면 좋겠네.


오후 2시 45분--제 31 신 "차 안에서 해결한 도시락 점심-"

울산 현대백화점에서의 서명운동. 태화강의 거센 바람 속에서 손을 부비며 진행된 행사의 일등공신은 단연 장원 대변인이었다.

백화점을 찾은 주부들과 젊은이들의 서명이 줄을 이었다.
장원 대변인은 어제(21일) 신라대 강연 후 두 명의 여학생을
부산 YMCA행사까지 함께 참여시킬만큼 젊은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모으더니 오늘도 실력을 발휘햇다.

백화점 앞을 오가는 젊은 주부들에게 장 대변인은 서명을 권하며,
"정치개혁을 위해 서울에서 왔어요. 투표를 올바로 하겠다는 서명을 부탁합니다. 저 TV에서 보셨죠? 뉴스 보시죠? 저 총선연대 대변인 장 원입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주부와 학생들은 서명대로 향했다.

오후 1시 10분 현대백화점 앞 서명운동이 끝나고 버스에 오른 후 장 대변인은 빗을 꺼내 멋진 포즈로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를 빗으며 웃었다.

차 안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은 버스 투어단

이어 도착할 대구에서는 오후 3시에 중앙동 대구백화점에서 결의대회가 있고, 대구대학교에서의 강연(3시. 박원순 대표) 영남대학교 강연 (4시. 장원 대변인) 예천총선연대 발족식(7시)이 예정되어 있다.

오후 2시 15분-- 제 30 신 “못쓰는 쓰레기는 좋아해도 인간쓰레기는 싫다”

버스 투어단이 울산 도심을 차량 행진할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물 트럭을 몰고 투어단과 함께 시내를 달린 조성운(52세. 고물 수집상) 아저씨의 등장과 입담.

그는 울산 시내를 달리는 투어단에게 나타나서는 직접 써서 복사한
'구시대 정치인 부정부패한 정치인을 하루빨리 깨끗이 청소합시다'라는 전단을 나눠주며 버스 투어단의 얼굴에 환한 웃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덧붙여 "노파심에서 말하는 건데 총선시민연대도 사이비연대가 될까 봐 심히 걱정이 앞서니 잘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걱정의 말도 전해 버스 투어단에게 초발심을 생각케하는 반성의 시간도 주었다.

그의 갑작스런 등장에 박원순 대표와 최열 대표는 뱃지를 달아주고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조성운씨는 연신 “나라를 살려야 한다”, “패거리 정치 낡은 정치를 싹 치워야 한다.”, “총선연대 여러분. 반갑습니다”라 걸죽한 경상도 사투리를 써가며 투어단을 웃겼다.

그의 낡은 트럭에는 검은색 매직으로
“환경을 살립시다 나라를 살립시다”
“못쓰는 쓰레기는 좋하해도 인간쓰레기는 싫다”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씌여 있었다.

조성운씨는 어제(3월21일) 뉴스 보도로 버스 투어단이 울산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우여곡절 끝에 버스 투어단을 찾아 왔다고 했다.

“일은 어떡하시고 여기까지 왔느냐 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마 지금 이판국에 일이 문제가? 좋은 일 하는 사람들 얼굴을 뵙고 말이다, 나라를 살려야 한다 안카나. 내는 마 대구까지도 갈끼라카이”라 말했다.

현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법이 서민에겐 가혹하고 가진 자는 보호하는 데 그기 어디 말이나 되나?”라 큰 소리로 반문했다.

그는 아들이 둘인데 작은 아들은 군대엘 갔고, 큰 아들 제대를 해서 복학을 해야 하는데 학비가 없어 복학을 못하고 막노동을 나간다고 했다.
파출부, 보모 등 안해본 일이 없는 조 씨의 부인은 지금 남구 잡화상 점원이라 한다.

버스 투어를 비롯한 총선연대의 제반 활동이 조 씨와 같은 열심히 사는 평범한 사람에게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2시19분에 울산에서의 차량행진을 마친 투어단은 울산 현대백화점 앞에서 정리 집회를 가졌다. ‘노동자의 도시’인 울산 답게 시민단체 회원들은 구호도 힘차고 생기가 넘쳐 보인다.

현재 시간 오후 2시10분 버스 투어단은 대구를 향해 달리고 있다.
거기서는 또 어떤 시민들을 만나 투어단은 힘을 얻을까?

12시 15분--제 29 신: 전국구 공천 가이드라인 발표
버스 투어단은 10시 10분 울산 공설운동장에서 도착,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구 후보 추천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박원순 대표는 “직능별. 계층별 대표성을 확보해야 할 전국구 비례대표가 보스 정치를 온존.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다”라며 “각 정당의 전국구 공천을 예의 주시,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구체적으로 이름을 명시하여 발표할 것”이라 말했다.

다음은 총선연대가 발표한 전국구 후보 추천 가이드 라인.

전국구 공천 반대 5가지 기준

1. 총선연대가 선정한 공천 반대자는 전국구 후보에 공천되어서는 안 된다.
2. 전국구 공천이 지역구 공천경쟁에서 낙천된 이들의 구제수단으로 오용되어서는 안 된다.
3. 공천헌금 수수의 대가로 전국구 공천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4. 능력도 의욕도 없는 다선 중진정치인을 원로 예우 차원에서 공천해서는 안된다.
5. 보스에 대한 충성심, 계파 안배에 따른 전국구 공천은 있을 수 없다.

바람직한 전국구 공천 5가지 기준

1. 직능별 대표성을 갖는 인사가 공천되어야 한다.
2. 지역구 공천 후보의 전문성 부족을 채워줄 전문가가 공천되야 한다.
3. 개혁적 소신이 뚜렷한 인사가 공천되어야 한다.
4. 여성후보 30% 할당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5. 사회적 소외계층을 대변할 인사가 공천되어야 한다.

한편 총선연대는 병역비리 조사에 대한 견해도 함께 발표했다.
‘엄정하게 조사되어야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사시기를 선거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총선연대 측의 의견.

10시 40분 기자회견을 마친 투어단은 울산총선연대가 미리 준비한 서른 세대의 승용차와 함께 울산 시내 차량행진을 펼쳤다.

차량의 선두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 총선연대 대표들이 트럭에 올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10시 5분-- 제 28 신: 울산 현대중공업 출근길에 나타난 버스 투어단

"현대 중공업 노동형제 여러분!
저희는 썩은 정치를 바꾸고자 모인 총선시민연대 버스투어단입니다.
여러분은 매일 땀을 흘리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어떻습니까. 이제 여러분이 나서야 합니다. 잠깐만 발걸음을 멈추고 유권자 약속에 서명해 주십시오"

22일 오전 7시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앞.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출근시간에 맞춰 버스투어단은 출근길 정치광장을 열었다.

조금은 쌀쌀한 아침.
일률적인 작업복 차림으로 신호등의 신호에 맞춰 파도처럼 규칙적으로 지나가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 그들은 총선연대 활동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듯 했다.

한 시간 동안의 활동에 서명자는 100여명.

좀 더 많은 노동자들이 서명을 할 수 있었으나 정체모를 사람이 니콘 카메라를 메고 서명하는 사람마다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노동자들이 눈치를 보는 듯 했다.

울산총선연대 한 실무자가 '회사측이 고용한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출근자들과 같은 작업복을 입은 그(카메라)는 8시경 정치광장이 철수를 준비하자 현대중공업 수위실로 들어갔다.

이 곳은 울산 동구. 정몽준(공천반대 인사 명단에 포함된) 현 의원과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합을 벌이는 곳이다.

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김태근(34세)씨는 "그래도 오늘은 수위들이 양반이었던 편"이라며 "우리들끼리만 서명을 받을 때는 몸싸움도 하는 등 난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시각 10시 5분.
아침을 먹은 투어단 일행은 울산공설운동장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기자회견 내용은 전국구 공천 가이드라인 발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