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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네살’ 아니 ‘미운 세살’ 이던가?
서양에서는 ‘Terrible Tows’라고 하는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이 두 살이 넘어가면, 이유없이 반항하고 고집피우며 떼를 쓰는 것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행동을 아동심리학자들은 최초로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의 정상적인 발달특징으로 얘기하며, 트집잡고 뭐든지 거부하는 아이를 사랑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라고 권한다.
그런데 유난히 반항적 행동이 심한 아이라면, 혹시 산모가 아이를 가진 동안에 담배를 피웠거나 항상 담배연기에 노출되어 있지 않았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임신기간중 흡연이 아동기나 청소년기의 범죄와 반사회적 행동에 관련이 있다는 연구보고들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산모의 흡연이 ‘미운 세살’ 행동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혀진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아 청소년학회지 4월호에 실린 이 연구논문에서는 ‘미운 세살’ 행동의 부정적 정도가 임신중 산모의 흡연 정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으며, 흡연산모의 아이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산모의 아이보다 4배 정도 더 부정적인 ‘미운 세살’ 의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엄마와 아이 사이의 관계가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는 경우에 ‘미운 세살’ 행동은 악화되었으며, 엄마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의 부정적 경향이 심했지만 엄마의 인격적 특성, 부부간의 관계, 약물사용 여부, 출산과정의 여러가지 요인들은 아이들의 ‘미운 세살’에 영향이 없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문제는 이 ‘미운 세살’ 행동이 정상적인 발달과정상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만, 그 정도와 경과에 따라서는 이후 아이의 성장에서 여러가지 부정적인 성격이나 태도의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독립심이나 자유분방함을 갖게되는 전제가 되기도 하지만 행동이나 감정조절을 잘하지 못하거나 나아가 충동적이고 반사회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기 전 상황은 이제와서 어떻게 되돌이키지 못하더라도, 여든까지 가는 세 살 버릇 잡겠다고 아이를 잡으려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럴수록 아이에게 반항과 억지를 고착화시켜 결국 '미운 세살'이 정말 여든까지 가는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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