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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해야만 차를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
녹차의 3요소는 맛, 향, 색깔이라고 한다. 맛이 지나치게 구수하고 색이 붉은 빛을 띠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통적인 가공방법과 달리했거나 이미 발효가 진행된 것, 아니면 녹차 이외의 다른 것을 섞은 것이 아닌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색이 연한 연두빛을 띄었을 때 제대로 맛이 날 수 있다.
먼저 차를 낼 수 있는 차도구를 준비한다.
차도구의 구성을 살펴보자.
·차도구(다구:茶具) :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도구의 총칭.
·찻상(다반:茶盤) : 차도구를 놓아두거나 차를 낼 때 받침으로 이용하는 상(소반)을 말함.
·차통(차호:茶壺) : 차를 넣어두는 작은 항아리를 일컫는다.
·차숟가락(차시:茶匙) : 차측, 차살피라고도 불리며 찻잎의 분량을 가늠하여 찻주전자에 넣을 때 사용하는 숟가락. 주로 대나무나 먹감나무로 만들어 사용한다.
찻주전자(다관:茶罐) : 차를 우려낼 때 사용하는 도자기 주전자
·물식힘사발(숙우:熟盂) : 귀뎅이사발(귀떼그릇:물을 붓기 좋도록 귀가 있어서 불린 이름)이라고도하며 뜨거운 물을 잠시 식히는데 사용된다.
·잔받침 : 찻잔이나 찻사발을 받쳐주는 받침
·찻잔(다잔:茶盞) : 우려낸 차를 부어서 마시는 잔
·개수그릇 : 퇴수기라고도 불리며 처음에 찻주전자와 잔을 뎁힌 물을 버리거나 차를 우려낸 다음 물식힘사발이나 찻잔에 남은 찌꺼기를 버리는데 이용한다.
이상의 도구들은 잎차를 마실 때 사용한다.
이 외에 가루차를 마실 때 쓰는 막사발인 찻사발(자완:茶碗), 찻솔(다선:茶 - 잘게 쪼개진 대나무솔이며, 가루차의 거품을 낼 때 쓴다.), 탕관(湯罐:찻물을 우리는데 쓸 물을 끓이는 솥 또는 주전자), 다로(茶爐:탕관을 올려 찻물을 끓이는 화로),
찻수건(다건:茶巾-차그릇을 닦는데 쓰는 마른 행주), 찻상포(다포:茶佈-찻상 위에 덮거나 까는 천), 찻주전자 뚜껑받침, 표자(찻물을 우려낼 물을 뜨는 조롱박 또는 대나무로 만든 바가지), 개인다기(찻잔과 거름망, 잔뚜껑으로 구성된 1인용 다기), 여행기(여행을 위해 부피를 줄인 작은 개인용, 다인용 다기) 등이 있다.
여기에서 참고로 알아둘 일은 차도구를 살 때 잘 골라야 할 일이다. 특히 차도구 중 찻잔의 안쪽은 흰색 계열이어야 연두색의 찻색깔이 잘 드러날 수 있으며, 찻주전자는 차를 따를 때 흘러내리지 않도록 뚜껑이 몸체와 서로 요철로 되어 있어야 한다.
주둥이의 안쪽은 걸름망이 촘촘히 뚫려 있어야 하며, 찻물이 주둥이를 타고 흐르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이 좋다. 찻주전자 뚜껑은 잘 맞아야 깨질 염려가 적다.
도자기로 만든 차도구들은 백자, 청자, 분청 등 여러 가지가 나와 있으며, 장단점이 있으니 각자의 취향에 맞춰서 구하면 될 것이다.
그 중 흙과 유약을 통해 금(균열)을 만든 잔들은 차를 오래 마시면 균열이 간 부분에 찻물이 스며들어 차를 마신 이력을 말해준다는 아름다운 형태가 생기게 되는 것도 있다.
찻잔받침은 나무로 만든 것이어야 잔과 부딪혀 깨질 염려도 적고, 찻잔을 올려놓을 때 소리가 나지 않아 안정감이 있다.
차를 우려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뜨거운 물을 찻잔에 부어 적당히 예열시킨다. 다음 차의 고급도에 따라 섭씨 100도로 끓은 물을 물식힘사발에 부어 60 ~ 80도 정도로 식힌다.
그리고 주전자에 차를 1인당 2g 정도씩 넣고 1~2분 가량(첫번째 우려낼 때에는 1분, 3탕 이상일 경우는 2분 정도) 우려내어 물식힘그릇에 부은 다음 잔에 조금씩 여러 번 고르게 나누어 따라 마신다.
그래야 잔마다 고루 맛있는 차가 된다. 3~4번 우려 마실 수 있으며, 오래 우리면 맛이 떫고, 물의 온도가 적당치 못하면 맛이 없으므로 온도와 시간은 아주 중요하다. 되도록 물은 생수나 정수된 물일 때 더욱 맛있는 차가 된다.
이렇게 잎차를 우려내어 여럿이 나누어 마시는 것은 커피와 달리 더불어 사는 우리 민족문화의 중요한 특성이 된다.
또 차를 마실 때 일반적으로 "다도"라고 불리는 경직된 모습의 차예절이 있다. 무릎을 꿇고, 손님에게 차를 떠받치고 하는 예절은 오히려 많은 현대인들에게 녹차를 멀어지게 하는 역효과가 있으므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편안하고 보기 좋게 그리고 더불어 즐기면 된다. 차를 마시면서 더불어 생각하고 따뜻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우리의 올바른 차문화가 아닐까? 경직되고, 엄격한 다도는 일본식이며, 우리 조상들의 차생활에 있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작은 병에 샘물을 길어
깨어진 솥에 노아(露芽)차를 달이네.
귀가 갑자기 밝아지고
코로는 다향(茶香)을 맡네.
문득 눈을 가리운 편견이 없어지니
밖을 바라보는데 티끌이 없구나.
혀로 맛본 후 목으로 내려가니
살과 뼈가 바로 서 있도다.
가슴 깨끗하니 생각에 그릇됨이 없네.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리랴.
군자는 마땅히 집안을 바르게 해야하리.
- 목은(木隱) 이색(李穡)
차는 수신제가(修身齊家)의 군자도(君子道)를 나타낸다고 함.
※ 한겨레신문 2000. 4. 27.치 최성민의 풍물기행 <한국의 전통차>편에 녹차의 유래로 삼국유사에 근거한 설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백제 침류왕 원년(400년) 중국 사신이 차와 향을 놓고 갔다. 사용법을 몰라 전국에 방을 붙였는데 중국에 다녀온 아도화상(묵호자)이 나타나 쓰임새를 일러줬다.
그 당시 가장 먼저 차나무를 심은 곳이 지금의 전남 보성군 벌교읍 징광리와 나주시 다도면 일대다. 다도(찻길)면과 징광리에는 지금도 야생차가 무성하고, 징광리에는 얼마 전까지 '천년 묵은' 아름드리 차나무가 있었다.
또 나주시 다도면에서 멀지 않은 담양 소쇄원 위쪽 대밭에도 수 백년 묵은 아름드리 고목 차나무가 있어서 이 지역이 오래된 차밭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기존 삼국사기에 의한 중국전래설을 신라 위주의 역사왜곡이라고 규정지었다.
이 주장은 한국 전통차의 맥을 이어오며, 일본 다계로부터 현존하는 '다성(茶聖)'으로 추앙받고 있는 금둔사의 지허스님이 말한 것이다.
이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이 정도의 근거와 설명으로는 명쾌한 답이라 보기는 어렵다. 좀더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참고 :
김종태님의 <차 이야기>
박필금님의 <생활 속의 다도>
박희준님의 <차한잔>
가천문화재단이 펴낸 <차 치료 처방>
한국식품과학회의 <국제녹차심포지움> 2 ~ 3회 발표논문집
한메디지탈대백과사전 (한메소프트)
한국민속대사전(민족문화사)
기타 여러 차문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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