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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노동절 기념 대회 개최 장소인 서울역으로 행했다. 각 가지 선전전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역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수많은 노동자가 모여 있었다.

미국 노동자들이 110년전 하루 14-15시간 노동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궐기 했던 상황과 지금의 현실은 달라진게 없다는 생각이 그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것이다.

주한미군 범죄를 고발하는 사진과 대자보,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노동자의 목소리는 한국사회의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서울역에서는 올해로 1백 10살의 생일을 맞은 노동절을 기리고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쟁취를 위해 5월 총파업을 결의하는 장이었다.

집회가 끝날 무렵 학생대오가 보이기 시작했다. 종묘공원에서의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결의대회를 마치고 서울역으로 오는 길에 전투경찰과 대치로 뒤늦게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후 간단한 선전전을 마친 학생들은 노동자와 함께 종로로 발길을 향했다.

결의대회를 마치고 종각 네거리까지 행진하며 노동자, 학생대오는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실천투쟁을 가졌다.

그런데 정리집회 중 갑자기 대오 앞에서 "뒤로 뛰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뛰기 시작했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원인은 전투경찰을 동원해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한 데 있었다.

"노동절을 축하합니다"라는 플랭카드를 보여주고는 1073부대 전경들(특공무술 유단자들)을 동원해 노동자 학생을 농락한 것이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비친 모습은 전경 5명에 학생 1명이 구타 당다는 모습이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머리가 터지고, 눈가가 찢어져 병원에 실려갔다. 사진기자들은 육감적으로 스트로보를 터트렸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곁에 있었던 사진기자들이 전경들이 곤봉과 방패에 떠밀리거나 정강이를 차였다.

조사 결과 이날 일간지나 외신 기자들 뿐만 아니라 참석한 대학신문 사진기자들은 심한 욕설과 구타를 당하거나 카메라의 렌즈와 스트로보를 파손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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