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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18 20주년을 맞아 5.18 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다채롭게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5.18 민중항쟁 20주년을 맞아 전국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 한국민족음악인협회(이하 민음협) 소속 음악인들을 비롯한 예술인들이 대구에서 공연을 펼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대구 민예총(사무처장 김헌근)은 5.18 민중항쟁 20주년 기념 5월 문화예술제 전국 순회공연을 대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11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열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의 주관으로 문예진흥기금 후원을 받아 열린 이날 행사는 5.18 20주년만에 전국을 도는 공연의 일환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특히 이채로웠다.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대구시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진행된 이날 행사는 대구지역 풍물패 '매구'의 풍물과 민음협 소속으로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가수 박창근씨(28)와 노래패 '소리타래' '봉우리' 그리고 광주에서 이날 행사를 위해 특별히 찾아온 가수 김원중의 노래공연 등으로 5.18정신을 새겨보는 내용이었다.

풍물패 '매구'의 공연에 이어 가수 박창근 씨의 열창을 거치며 달아오르기 시작한 무대는 박창근 씨의 노래 도중 5.18 전국순례단원들이 입장하면서 절정에 달했는데,

이들을 맞이하는 반부패국민연대 대구본부 상임대표 유현찬 목사와 순례단의 양강석 단장 모두 '지역감정 철폐와 조국통일'을 강조해 지역감정의 철폐와 통일이 5.18 정신의 전국화와 미래화를 위한 관건임을 엿볼 수 있었다.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며 이날 공연에 참가한 가수 박창근(28)씨는 "이런 행사는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반해 이날 행사장을 찾은 대구시민 유호익씨(48)는 "이제 지난 일은 그만 잊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전국 순례단에 막내로 참가하고 있는 송경중군(18, 영산 성지고등학교) 역시 "경상도 지역은 호응이 적어 많이 힘들다"며 "지역감정의 막강함을 배운 것이 가장 큰 배움"이라는 뒷 이야기를 전해 대구지역의 특수한 정서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이날 공연에서는 5.18 정신의 전국화를 위해 노력해온 가수 김원중 씨가 함께 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이미 5.18과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 '바위섬'과 '직녀에게' 등의 히트곡으로 잘 알려진 김원중 씨는 멘트를 통해,

"아직도 5.18의 충격은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그날의 비극이 광주가 아닌 대구에서 일어났다면 대구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더 위대한 항쟁을 벌였을 것으로 믿는다"며 대구지역의 시민들과 함께 하려는 모습이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만나야 한다"는 '직녀에게'를 열창하며 "무등산에 오동나무꽃 피는 5월, 망월동으로 대구시민 여러분들을 초대한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날 행사를 거치며 그동안 5.18을 다룬 예술작품들이 다양하게 축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관계자들의 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순회공연 행사를 통해 얼마나 5.18 정신의 전국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

5.18 민중항쟁 20주년 기념 5월 문화예술제 전국 순회공연은 17일까지 대전, 원주, 청주, 인천, 수원, 안산등지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공연문의 : 한국민족음악인협회(364-8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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