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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두고 있는 환자가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죽어갈 수 조건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미국 캐롤라이나 듀란 메디칼 센터의 의사 카렌은 ‘죽음의 질(quality)에 영향을 미치는 여섯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죽음을 앞둔 환자와,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함께 했던 가족, 의료인,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이 내용은, 우리 주위의 환자들, 특히 질병과 죽음의 고통과 맞서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죽음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먼저, 잘 알려져 있듯이, 질병이 가져다 주는 통증과 신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병으로 인한 통증, 신체적 고통이 어떠할 지를 미리 알도록 해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어떠한 통증도 의학적으로 충분히 조절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두번째로, 통증조절 만큼 중요한 요소는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보다 온전히 나누고 마음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의 인생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고 최선이었는지를 확인할 때, 자신의 건강과 남아있는 시간을 둘러싼 끊임없는 의문과 불확실성을 견뎌나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요소는, 환자에게 죽음의 순간이 어떻게 다가올지를 알도록 해주는 것이다. 죽음의 순간과 그 이후의 일들을 준비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마무리’나 ‘정리’는 행복한 죽음의 열쇠라고 설명한다. 못다한 약속의 이행, 인생의 회고, 갈등의 해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면 차마 스스로 눈을 감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머지 두가지 요소는,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생각해 봤음직한 앞서의 내용들과는 달리, 살아남을 이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것들이다.

먼저, 인생의 끝에 서 있는 그들은 나머지 인생을 건강한 이들을 위해 헌신코자 할 때 행복한 마감을 맞이 한다는 것이다. 곁에서 안타까워하고 위로하고 있는 것만이 건강한 자들의 몫이 아니다. 그들에게 마지막 베풀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병들고 아픈 이들은 그들이 죽어가는 순간에 조차도, 병자’나 '환자’, 즉 질병에 따라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 이해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 단순하고도 뻔한 이야기가 새삼스러울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질병으로 고통받고 죽어가는 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았는지를 반증한다.

누구는 ‘웃으면서 죽을 수 있다면…’ 하고, 누구는 ‘죽어도 눈을 못감을 것…’ 이라고도 한다. 모두 살아가는 동안의 이야기다.

행복한 죽음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살아있는 지금이 행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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