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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방은 개편 때가 되면 수백 개의 외부 프로덕션이 낸 아이디어 중에서 참신하고 독특한 것만을 선택하는데 이 때 외부 제작이 차지하는 비중이 80∼90% 가량 된다.

민방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로 선택되면 최고의 대가를 받기 때문에 일본의 프로덕션은 회사의 사활을 걸고 방송사로부터 자신의 아이디어가 선택되도록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더구나 일본은 방송 소재에 대한 제약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심하게 말해 돈이 되는 수단이면 어떤 소재든지 가리지 않는다. 여기에다 프로듀서와 디렉터의 역할도 엄격히 구별돼 있는 프로덕션 시스템까지 일찍 정착돼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한국 방송에서 표절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짧은 제작기간과 부족한 제작비, 적은 인원 등 열악한 제작 여건 등을 꼽았다.

특히 디렉터제도가 없는 한국 방송사는 프로그램 개편시기가 되면 프로듀서들을 일주일간 합숙시켜 6개월분의 프로그램을 구상한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방송의 현실은 돈과 인력 뿐 아니라 소재에 대한 제약도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어느 집단을 소재로 한 아이디어는 간접적인 홍보성이 아니면 소재로 살릴 수 없다. 때문에 방송사 스스로가 소위 ‘성역’을 없애는 방향으로 방송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한국 방송의 표절을 없애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제작 스텝에게 철저한 보상을 해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의 한 방송사 버라이어티 담당 프로듀서도 ‘아에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제작 풍토는 일주일에 한번 가족과 저녁 먹을 시간조차 없는 고된 작업이 계속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힘들어 참신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일본 것을 참고하게 된다”며 한국 방송의 열악한 제작 여건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한국방송진흥원 선임연구원 이기현 박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표절과 모방의 기준이 애매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본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적인 짜깁기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프로그램 제작의 중심에 있는 현업 PD들은 더욱 ‘표절과 모방’에 대한 냉철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또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는 등 열악한 제작여건을 개선하지 않은 채 높은 시청률만 요구하는 방송사 경영진의 의식도 구조적인 문제의 하나”라고 비판한 뒤 “표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송위원회안에 ‘표절과 모방’을 심의하는 상시적인 기구를 만들어 이곳에서 객관적인 표절 기준을 제시하고 판정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의 한 PD는 “일본 작품의 베끼기는 창조력과 경쟁력을 감소시켜 결국 한국 방송의 일본 문화 종속성을 확대시키기 때문에 표절을 한 프로듀서는 인사상 강력한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 뒤 “그러나 전제조건으로 충분한 투자와 사전 제작 실시, 시청률을 최우선으로 여기지 않는 경영진의 의식 전환 등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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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공공성 강화, 대학 개혁을 위한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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