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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KBS와 한국방송학회는 '방송환경 변화와 한국 공영방송,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열었다.
첫 번째 '전환시대의 공영방송 논의를 위한 패러다임 정립'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항제(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새로운 세기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한국 방송에서 '공영방송'은 가장 크고 또 가장 결정적인 화두"라며 "그 동안 많은 방송모델이 검토되었지만 특히 유럽의 공영방송 모델은 한국의 논의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유럽 공영방송의 구질서는 이념에서는 반 상업주의와 보편주의로, 제도에서는 특정한 공공체에만 방송을 허용하고 준조세인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제도로 구성되었다"며 "구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반 상업주의-보편주의-제도적 시장장벽-수신료 중심체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SBS의 등장으로 '구질서'가 와해되면서 '기간' 공영방송인 KBS와 또 다른 공영방송인 MBC, EBS, 그리고 상업방송인 SBS와 케이블 TV 등이 치열한 경쟁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등 유럽과 한국의 현 상황은 외형적으로는 매우 유사하다"며 "지리했던 방송법 개정과정이 남긴 가장 좋은 유산중의 하나는 보편적 서비스를 하면서 공적 책임을 지는 지상파 공영방송이 생산비용은 낮아지지 않고 소비자 지출은 지체되는 불균등하고 불평등한 미래의 방송시장에서 여전한 방송의 중심, 문화적 민주주의의 보루로 서기를 바라는 합의로 볼 수 있고 이 합의를 더욱 의미 있게 하기 위해 KBS가 주력해야 하는 전략은 '보완적'에 무게를 두는 질 우위의 대립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매체기술환경 변화와 한국 공영방송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두 번 째 발제에 나선 정윤식(강원대 정치언론학부) 교수는 "다미디어, 다채널화가 진행되면 공영방송은 다채널 네트워크의 확보와 미디어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의 유지, 확대라는 측면에서 지상파 디지털 TV, 위성방송, 인터넷사업 등에 적극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성공을 위해 안정적인 재원마련이 필요하며 KBS의 경우 수신료 인상을 검토해야 하지만 용이하지 않을 경우 민간기업과의 파트너쉽 및 유료방송이나 부가서비스를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DTV 설비배치의 비용절감이라는 측면에서도 KBS의 지역방송사는 광역화가 불가피히며 지역방송의 광역화=구조조정이라는 인식으로 이해하지 말고 지역방송의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방송 질서와 규범을 고려할 때 공영방송사를 배제한 위성방송 사업자구도는 설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채널 시대 제작환경의 변화와 방송의 미래'를 주제로 마지막 발제에서 윤선희(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재 진행되는 방송 제작 환경의 변화 양상을 다채널화와 경쟁체제의 도입"으로 요약했다.
윤 교수는 "흔히 다채널 시대가 오면 방송의 독과점체제가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되었지만 우리의 케이블 역사를 보더라도 지상파의 독과점적 위치를 위협하는 데 실패했다"며 "오히려 우리의 경우 방송 시장이 경쟁체제의 위협을 체감하게 된 것은 IMF라는 경제환경의 변화"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방송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자로 등단하게 되는 것은 국내 제작물을 해외 시장에 수출해 수익을 올리는 일이고 두 번째는 해외 투자 유치나 공동제작의 형태로 국제 자본을 도입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제작환경의 변화속에서 방송사들의 활로로 윤 교수는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첫 번째로는 방송인력 개개인의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둘째로 외주제작에 대한 새로운 보완장치가 필요하며 마지막으로는 영상산업을 키우기 위한 외주제도나 지원 정책이 시장 효과로 유도되기 위해서는 외주제작의 편성 의무를 넘어 제작비 쿼터가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한균태(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공영방송은 방송환경의 변화에 맞는 적합한 서비스를 공급해줘야 하고 공영방송이 대중문화의 골격을 만든다는 점에서 책임성이 크기 때문에 공영방송을 규정하고 지탱하는 '가치'를 만들기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대호(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공영방송은 상업성이 아니라 '질'로 승부해야 하고 위성방송으로 일컫는 뉴미디어 등 다매체 시대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은 한층 크다"고 말했다.
김성호(KBS 밀레니엄 기획단) 국장은 "1980년 이후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접어들면서 공영방송이 급변하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질서하에서 우리의 공영방송이 나아갈 전략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며 현실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유익하면서 재미가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상업방송과의 단순한 '경쟁'으로는 않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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